ICT·바이오 엔비디아 독주 속 'AMD 카드'···네이버·업스테이지의 계산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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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독주 속 'AMD 카드'···네이버·업스테이지의 계산된 실험

등록 2026.03.19 17:14

유선희

  기자

국내 AI 선두기업, 공급망 다각화 움직임 본격화AI 개발·운영비 절감 위해 투트랙 체계 도입

네이버와 업스테이지 등 우리 기업이 취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머리를 맞대고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AI 모델 운영에 필수지만 엔비디아에 집중됐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고, AMD와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공급 안정성과 비용 부담 완화를 도모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방한에서 수 CEO는 지난 18일 네이버에 이어 이날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회동했다. 리사 수 AMD CEO의 이번 방한은 2014년 취임 이후 12년 만이다. 최근 AMD는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해온 AI 반도체 시장에서 오픈AI,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와 잇따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영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수 CEO는 이번 방한을 통해 국내 AI 개발 선두주자인 네이버, 업스테이지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네이버와 AMD는 업무협약(MOU)을 맺고 'AI 생태계 확장 및 차세대 인프라 협력'에 힘쓰기로 했다. 네이버의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에 최적화된 GPU 연산 환경을 구축하는 등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지난해 6만장의 엔비디아 GPU를 공급받기로 하면서 AI 칩을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지만, 데이터센터 확대 및 AI 개발 가속화를 위해 추가적인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작년 자사 컨퍼런스 단25(DAN25)에서 "엔비디아 GPU 6만장으로도 충분하지 않다"고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AMD와 협력으로 특정 제조사에 의존하지 않는 '엔비디아-AMD' 투트랙 전략을 통해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AI 운영 비용을 최적화하겠다는 것이다.

업스테이지는 AMD와 차세대 AI 모델 개발·배포 가속화 및 한국 소버린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1년간 다단계 로드맵에 따라 AMD 인스팅트 MI355 GPU를 도입하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와 문서처리 AI 솔루션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주관사로서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에도 AMD GPU를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게다가 최근 업스테이지는 포털 '다음' 인수를 앞두고 GPU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글로벌 AI 인프라 분야의 핵심 기업인 AMD와의 협력은 솔라 모델 고도화뿐 아니라 국가대표 AI 모델 개발에서도 핵심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AI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블랙웰' 등 첨단 GPU로 독주하면서 나타나는 공급망 의존도, 운영단가 증가를 견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로 넓혀보면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비 엔비디아 진영 간 연합 구도가 형성되는 중이다. 인공 신경망에 특화된 뉴럴 프로세싱 유닛(NPU)이나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 텐서처리장치(TPU) 등이 최근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인프라가 특정 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공급 불안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진 상황"이라며 "AMD 도입은 성능 검증을 전제로 한 리스크 분산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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