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산 매출 9조4691억원·영업익 1조1013억원기존 수주 물량 매출화 본격화···중장기 성장 강화
국내 방산업계가 1분기부터 1조 원대 영업이익과 120조 원대 수주잔고를 동시에 기록했다. 분기 실적이 일회성 호조에 그치지 않고 향후 수년간의 매출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수주 물량의 매출 인식과 수출 비중 확대가 맞물리면서 K-방산의 실적 개선 흐름이 중장기 성장 기반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 D&A,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 4사의 올해 1분기 합산 매출은 9조4691억 원, 영업이익은 1조10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합산 매출 8조2601억 원, 영업이익 8873억 원보다 각각 14.6%, 24.1% 늘어난 수준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7510억 원, 영업이익 638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 영업이익은 21% 증가했다. 지상방산 부문은 매출 1조2211억 원, 영업이익 208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줄었지만, 항공우주 부문과 한화오션 실적 개선이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항공우주 부문은 매출 6612억 원, 영업이익 2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533% 늘었다.
현대로템은 방산과 철도 부문이 모두 성장하며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4575억 원, 영업이익은 22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9%, 10.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027억 원으로 29.0% 늘었다. 방산 부문에서는 수출과 내수 물량 생산이 증가했고, 철도 부문에서도 국내외 프로젝트가 실적에 반영됐다.
LIG D&A는 수출 확대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1679억 원, 영업이익은 17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7%, 56.1% 증가했다. 수출 매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0.4%에서 올해 1분기 34.7%로 확대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사업별로는 유도무기 부문이 성장을 견인했다. UAE향 천궁II, 중어뢰II 양산, 해궁 2차 양산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KAI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927억 원, 영업이익 671억 원, 당기순이익 41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6.3%, 영업이익은 43.4%, 당기순이익은 41.7% 증가했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매출이다. KF-21을 비롯한 국내 체계개발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된 가운데 FA-50, T-50i 등 완제기 수출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실적 개선과 함께 수주잔고도 역대급 수준으로 불어났다. 방산 4사의 올해 1분기 말 합산 수주잔고는 121조38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말 99조6586억 원과 비교하면 21.8%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말 합산 수주잔고 120조5472억 원과 비교해도 8341억 원 늘었다.
대규모 수주잔고는 향후 수년간 매출로 이어지는 만큼 K-방산의 중장기 성장 기반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별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9조7000억 원으로 가장 많은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지난 1월 체결한 다연장 유도미사일 천무의 노르웨이 수출 계약 등이 반영되며 수주잔고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로템의 1분기 말 수주잔고는 29조8181억 원으로 30조 원에 육박했다. 철도 부문 수주잔고가 18조9365억 원, 방산 부문 수주잔고가 10조1021억 원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유럽을 비롯해 중남미, 중동 등에서 신규 수주를 통해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KAI와 LIG D&A는 각각 26조5532억 원, 25조3100억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KF-21·FA-50 계열과 천궁II 등 주요 수출·양산 사업이 향후 실적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안보 불확실성 확대와 각국의 국방비 증액 기조가 K-방산 수출 확대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유럽과 중동,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전차, 자주포, 유도무기, 훈련기 등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면서 국내 방산업체들의 해외 수주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규모 수주잔고가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납기 관리와 원가 부담, 환율 변동, 현지 생산 요구 등에 대한 대응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방산 수출 계약은 장기간에 걸쳐 매출이 인식되는 구조인 만큼 생산능력 확대와 공급망 안정화도 향후 수익성의 관건으로 꼽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주요 방산업체들의 1분기 실적은 기존 수주 물량의 매출 인식과 수출 비중 확대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며 "방산업은 계약 체결 이후 장기간에 걸쳐 매출이 인식되는 구조인 만큼 수주잔고 확대는 중장기 실적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수출 프로젝트는 현지 생산, 기술 이전, 공급망 관리 등 이행 조건이 복잡해지고 있어 실제 수익성은 납기 준수와 원가 관리, 환율, 현지화 대응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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