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슈퍼사이클 맞은 조선 3사 '노사 리스크'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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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 맞은 조선 3사 '노사 리스크' 촉각

등록 2026.03.10 17:18

이건우

  기자

원청 책임 확대·손배 제한···조선업 하청 구조 파장스마트 조선소와 자동화 바람 속 노조 반발 가능성"디지털 전환 불가피···노사 속도 맞추는 과정 필요"

그래픽=홍연택 기자(나노바나나 활용)그래픽=홍연택 기자(나노바나나 활용)

조선업계가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발주 증가로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전환과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 미래 전략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 변수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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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조선업계 경영 불확실성 확대 우려

글로벌 수주 호황·AI 전환 등 미래 전략 추진과 노사 갈등 변수 동시 부상

법 개정 핵심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원청 사용자 범위 확대

단체교섭 책임 증가, 손해배상 청구 제한

원·하청 구조 복잡한 조선업에 영향 클 전망

생산 차질 우려

다단계 생산 구조로 하청 노조 파업 시 전체 일정 지연 가능성

2022년 대우조선해양 사례서 470억원 손실 발생

노란봉투법으로 기업 법적 대응 여지 축소

AI·스마트 조선소 변수

AI·로봇 도입 확대, 생산성·인력 부족 해소 시도

자동화 과정에서 노조와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

생산 방식 변화에 따른 노사 갈등 불가피 전망

향후 전망

수주 호황·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안정적 일감 확보

생산 차질 발생 시 납기 지연·수익성 악화 우려

노사 협의·사회적 합의 통한 갈등 최소화 필요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인 '노란봉투법'이 이날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원청 기업의 단체교섭 책임을 넓히고, 파업 등 노동쟁의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기업이 제기할 수 있는 손해배상 청구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는 특히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확대되면서 원·하청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산업에서 노사 갈등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수백 개 협력업체가 하나의 생산 체계로 연결돼 있는 구조여서 법 시행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소는 대형 조선사와 다수 협력업체가 동시에 작업을 진행하는 다단계 생산 구조를 갖고 있다. 선박 건조 과정에서 용접, 도장, 배관, 전기 등 다양한 공정이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거나 쟁의행위에 나설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조선업은 산업 특성상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구조여서 일부 공정이 중단되면 전체 건조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선박 한 척의 건조 기간이 길게는 2~3년에 달하는 만큼 일정 지연이 발생할 경우 납기 문제와 추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조선업계에서는 과거 하청 노조 파업이 생산 차질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 노동조합은 51일간 파업을 벌여 선박 건조 공정을 중단시켰다. 당시 회사는 약 47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후 상생 협력 차원에서 소송을 취하했다.

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향후 유사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기업의 법적 대응 여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제조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AI 전환 흐름도 조선업계에서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최근 기업들은 인력 부족과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기반 생산관리 시스템과 산업용 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통해 설계와 생산 공정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 효율을 높이고 인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자동화와 로봇 도입은 노조와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관련 갈등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예컨대 현대자동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노조 반발 등으로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계에서도 로봇 활용과 자동화 기술 도입이 확대될수록 비슷한 갈등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사들은 이미 스마트 조선소 구축과 AI 기반 공정 관리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생산 방식 변화 과정에서 노사 간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조선업계는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LNG 운반선 발주 확대 등으로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조선 3사인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역시 대규모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납기 지연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기업들은 노사 관계 안정성을 중요한 경영 변수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선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이지만 최근에는 숙련 인력 부족이 심화되면서 디지털 기반 생산 관리가 불가피해지고 있다"며 "조선업뿐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서 노동자와 기술 전환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 전문가들은 법 취지와 산업 현실 사이에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봉수 강남노무법인 대표 노무사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 변화가 필요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현장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노사 간 협의와 사회적 합의가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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