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KAI 민영화 다시 고개···한화 15.89% 확보에 LIG·현대차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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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민영화 다시 고개···한화 15.89% 확보에 LIG·현대차도 촉각

등록 2026.08.12 14:07

이건우

  기자

수은, 우주항공산업 첫 컨설팅한화 경영권 영향 목적 변경LIG 관심 표명·현대차 AAM 협력

KAI 본관 전경. 사진=KAI 제공KAI 본관 전경. 사진=KAI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민영화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에 나선 가운데 한화그룹은 KAI 지분을 15%대로 끌어올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전날 전자입찰을 통해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 용역을 발주했다. 입찰 기간은 다음 달 22일까지며 용역 기간은 3개월이다. 수출입은행이 KAI 관련 컨설팅을 발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용역이 KAI 매각을 위한 실사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경쟁력과 주요 기업, 산업 생태계를 분석하기 위한 용역이라는 설명이다. "KAI 매각과 실사 계획은 없다"는 게 수출입은행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다르다. 수출입은행은 KAI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공단도 8.3%를 갖고 있다. 최대주주가 처음으로 KAI와 우주항공산업 관련 컨설팅에 나선 만큼 향후 지분 구조나 경영 체제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KAI는 공공기관 중심의 지배구조를 유지해왔다. 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지만 경영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는 방식이었다. 다만 정권 교체 때마다 대표이사 인선이 반복됐고 최근에는 대표이사 사장 자리가 약 8개월간 공석으로 남으며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다.

한화는 이미 움직였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0일 KAI 주식 336만3353주를 장내에서 추가 취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보유한 KAI 지분은 총 15.89%로 늘었다. 한화는 앞서 KAI 지분 보유 목적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변경했다.

한화가 KAI를 노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룹 방산 포트폴리오에 없는 완제기 체계종합 역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자주포·장갑차 등 지상무기부터 함정, 항공엔진, 레이더, 위성까지 방산 사업을 넓혀왔다. 하지만 전투기와 헬기 등 완제 항공기 개발·생산은 KAI의 영역이다.

KAI는 KF-21 전투기와 FA-50 경공격기, 수리온 헬기 등을 개발·생산한다. 한화가 KAI 영향력을 키우면 완제기와 항공엔진·항공전자 등을 묶는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다. 해외 방산 수출에서도 항공기와 주요 장비를 패키지로 묶을 수 있다.

양사의 협력도 이미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는 지난 2월 항공엔진과 무인기 개발, 해외 우주시장 진출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KF-21과 FA-50 등에 탑재할 항공무장 개발과 공동 수출 마케팅도 추진하고 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도 KAI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익현 대표가 지난 6월 KAI에 관심이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면서다.

LIG D&A는 유도무기와 레이더, 항공전자 등을 주력으로 한다. KAI와 결합하면 유도무기·센서에서 완제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다만 아직 지분 투자에 나선 단계는 아니다.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컨소시엄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회사 측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미래항공모빌리티(AAM)를 중심으로 KAI와 협력을 넓히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법인 '슈퍼널'을 통해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KAI의 항공기 설계·인증 역량과 현대차그룹의 전동화·대량생산 기술을 결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KAI 지분 10%를 보유했다가 2016년 전량 매각했다. 최근 AAM 협력이 확대되면서 KAI의 잠재적 투자 후보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인수나 지분 확보와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KAI 노조 관계자는 "특정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공급망과 기술정보의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컨설팅 용역과 관련해 수출입은행에 "의도와 결과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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