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17년 만의 1500원 돌파···극단적 안전자산 쏠림 심화미국-이란 분쟁 장기화 가능성···달러인덱스 99선 돌파 '초강세 국면'고관세 우려 속 외국인 투매 지속···한은 "과거와 달리 안정적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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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 선 돌파
미국발 중동 군사 충돌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요 원인
국내외 금융시장 안전자산 선호 심리 극대화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공습,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
이라크 유전 생산 중단 등 중동 분쟁 장기화 우려
미국의 남미 무력 개입, 고관세 정책 등으로 글로벌 불안 가중
원·달러 환율 1479원에 거래 시작, 야간 거래 중 1506원까지 급등
달러인덱스 99.37로 초강세 진입
이틀 연속 10~20원대 급등세
국제 유가 상승과 에너지 수입액 증가로 한국 경제 타격 우려
무역수지 악화와 원화 가치 하락의 악순환 가능성
외국인 투자자 주식 매도세, 국내 금융시장 불안 확대
한은, 환율 급등 대응 위해 긴급 TF 회의 주재
달러 유동성·CDS 프리미엄 등은 안정적이나 변동성 주시
최악의 경우 1600원 돌파 가능성까지 경계
원·달러 환율은 이날 야간 거래(오후 3시30분~다음날 오전 2시)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꼽히는 15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급등을 이어가던 환율은 1506원 가까이 치솟았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이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500원 선을 넘어선 셈이다.
이번 환율 폭등의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대외 무력행사와 이에 따른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의 격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말 대이란 대규모 군사 공습을 개시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뿐만 아니라 이라크 최대 유전인 루마일라 유전에서 생산이 중단되는 등 중동 분쟁의 장기화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에너지 수입액 급증은 무역수지 악화를 초래하며 이는 다시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중동 위기 이전부터 누적된 지정학적 긴장감도 원화 약세의 기저에 깔려 있다. 앞서 1월 초 미국은 남미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를 공습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는 초유의 무력 개입을 단행했다. 표면적인 명분은 마약 테러리스트 단죄였지만, 이면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거침없는 '미국 우선주의' 전략이 깔려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동시다발적 분쟁 격화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촉발한다. 이란 침공 이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99.37로 올라서는 등 초강세 국면에 진입했다. 반면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지정학적 공포를 이기지 못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공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인 고관세 정책과 통상 압박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에서는 한동안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제어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 펀더멘털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는 '구조적 강달러' 환경이 조성된 탓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유가 상승과 에너지 수급 차질에 따른 우려에 원화 약세 폭은 주요국 대비 큰 상황"이라며 "안전자산인 달러화 입지가 강화되면서 역외에서는 매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수입 결제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사태가 심화해 전면전 수준으로 장기화할 경우 시장 내 심리적 저항선이 완전히 무너지며, 최악의 시나리오로 1600원 선 도달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는 극도의 경계감이 나타나고 있다. 1600원 선은 과거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돌파했거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육박했던 상징적인 수치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재 회의 참석 등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었으나 환율 급등 상황 등을 고려해 출장을 연기하고 '중동상황 점검 TF 회의'를 주재했다.
한은은 "간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일시적으로 넘기도 했지만 현 상황은 과거와는 달리 달러 유동성이 풍부하고 우리나라의 대외차입 가산금리 및 CDS 프리미엄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적인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원화 환율 및 금리가 경상수지 등 국내 펀더멘탈과 괴리되어 과도하게 변동하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시장 심리가 한 방향으로 쏠리지 않도록 필요시 정부와 협조하여 적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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