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현장 700억원 원가 일시 반영돼 3분기 영업익 급감매출 기대 요인 산재 기대...수익성 개선 확인 필요 의견도
23일 오전 10시 48분 기준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2.74% 하락한 2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발표된 부진한 3분기 실적에 투자심리가 나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건설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8조26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3.1 % 급감한 114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배주주순이익 역시 69.5% 하락한 505억원이었다. 시장 기대치에 매출액은 부합했지만, 이익은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이날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16개 증권사는 현대건설 실적에 대해 분석 자료를 발간했다.
매출액 성장에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한 건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플랜트 현장에서 발생한 일회성 원가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별도 기준 해외 원가율이 100%를 넘어서면서 연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준공 시기에 다다른 중동 특정 현장의 막바지 공사를 위해 이번 3분기에 700억원대 원가를 추가 투입했다"며 "기존 투입 원가에 대한 기성 인정 여부를 협상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매출 없이 비용만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원가율 개선이 더딘 점을 지적했다. 특히 내년 3월 착공이 예정된 서울 가양동 CJ공장과 힐튼호텔 부지 개발 사업의 착공 지연도 단기간 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1~2022년 원가 부담 시기의 주택 분양 확대 여파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2023년 이전 주택 착공 현장의 매출 비중은 2024년 76%에서 2025년 43%로 감소하며 더딘 원가율 개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매출 성장 기조와 순현금 규모 등 일부 주요 지표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향후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연결 기준 순현금 규모는 올해 6월 말 8000억원까지 하락했지만 지난달 말 1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약 40개 주택 현장의 입주, 해외 대형 플랜트 현장 마일스톤 달성으로 연말 순현금 규모는 작년 말 수준으로 회복 가능할 전망"이라며 "당장 원가율 개선보다는 수주 경쟁력, 순현금 규모 등의 체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안타증권(5만1000→4만2000원), LS증권(4만3000→4만원), KB증권(4만1000→3만9000원), 교보증권(4만→3만8000원)은 현대건설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목표주가 하향률이 18%로 가장 높은 유안타증권은 현대건설의 실적 개선 기대 요인은 많지만 실제 이익으로 나타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준자체 사업, 투자개발사업, 원전 등 시공 이익이 예상되는 요인은 많으나 실적에 기여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다"며 "주가(밸류에이션) 회복을 위해서는 국내 현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지속 발생하는 추가 원가 반영이 종료되었다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지속되는 실적 부진이 아쉽지만 더 아쉬운 것은 이익의 본격적인 반등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순현금 규모 등 4분기 추가적 재무구조 개선이 나타난다면 내년 하반기 이후 이익개선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확대된 매출이 이익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해 실적 체력 자체가 둔화한 점은 아쉽다"며 "주가 측면에서는 이익 개선세를 확인하기 전까지 투자심리(센티먼트)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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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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