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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2조 클럽' 메리츠금융···김용범 "조직 정치판 되면 인재 떠나"(종합)

금융 금융일반

'2조 클럽' 메리츠금융···김용범 "조직 정치판 되면 인재 떠나"(종합)

등록 2024.02.22 18:36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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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임직원 단순 닦달해선 안 돼···직접 앞장서야""새 진용, 더 강해진 전력···성과로 입증" 강조작년 당기순익 2.1조···은행권 금융지주사와 어깨 견줘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이 2023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조직개편에 대한 취지를 밝혔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지분 100%)로 편입시키고 지주회사에 운용부문과 부채부문을 신설해 지주 중심의 경영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면서 김용범 부회장을 그룹부채부문장에, 최희문 부회장은 그룹운용부문장에 선임하고 각 계열사의 후임 최고경영자(CEO)는 내부에서 승진시켰다.

김용범, 조직개편 취지·첫 사장단 회의 내용 언급
김용범 부회장은 22일 컨퍼런스콜에서 조직개편 취지에 대한 질문에 "최희문 부회장과 3~4년 전부터 승계문제를 지속적으로 이야기 해왔다"면서 "메리츠화재와 증권이 모두 상장돼 있고 100% 지분이 아니라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는 차세대 CEO 후보자들과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해 검증 훈련을 받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직을 더 크게 분할하고 맡겨서 CEO들을 훈련하는 방안이었다"며 "하지만 최희문 부회장과 각자대표를 해 본 경험으로 볼 때 이 한계와 단점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2년 전쯤 화재와 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정했고 현재 구조가 됐다"며 "최희문 부회장과 저는 각각 그룹운용과 그룹부채를 담당하고 차세대 CEO 풀을 확장해 온전한 훈련을 받게해 조식충실화를 기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금융은 각 계열사 CEO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승계의 안정성과 의사결정의 질을 동시에 담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면서 김 부회장은 첫 번째 사장단 회의에서 공유한 '세 가지 가치'를 언급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가 공유한 것은 그동안 메리츠 사장단 사이에서 묵시적으로 실천해왔던 것"이라며 "우선 CEO는 직접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앞장서야 하고 임직원들을 단순 닦달만 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 번째로 그는 "음주 등으로 조직이 정치판이 되면 인재가 떠난다"며 철저한 평가 보상, 성과주의의 원칙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회장은 "CEO가 회삿돈으로 뽐내면 안 된다. CEO가 좋은 차, 넓은 방을 가지며 임직원들에게 이질감을 느끼게 하면 존경받지 못하고 기강이 느슨해진다"며 "명품을 가지고 싶으면 개인 돈으로 사면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비용은 손톱과 같아서 깎는 순간 다시 자란다. CEO가 낭비하면 조직 구성원도 느슨해진다"며 "앞으로 메리츠 경영진은 새 진용으로 더 강해진 전력을 성과로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기순이익 2조 돌파 '사상 최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13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 이익을 올린 것으로, 은행권 금융지주사와 어깨를 견주게 됐다.

메리츠금융의 지난해 연결기준 총자산은 102조2627억원으로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8.2%를 달성했다.

메리츠화재의 별도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조1171억원, 1조57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6%, 25.2% 증가했다.

회사 측은 신계약 질적 가치 향상을 위해 우량 계약 중심의 매출 성장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 본업 경쟁력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28.8% 감소한 59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1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9.3% 줄었다.

메리츠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사전 리스크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하며 트레이딩과 금융수지, 리테일 등 각 부문에서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지주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양질의 장기 보장성 보험 매출 확대를 통한 장기손익 성장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메리츠증권은 어려운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해 선제적이고 보수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해 우량자산 중심의 수익 포트폴리오 구축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에 진심···자사주 매입 더 한다
김 부회장은 향후 주주환원책으로 더욱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을 펼칠 것이라 밝혔다.

앞서 메리츠금융그룹은 2023년부터 최소 3년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작년 두 차례에 걸쳐 총 64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했고 2023년 배당으로 총 4483억원(주당 2360원)을 지급하기로 발표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합친 총 주주 환원율은 51%에 달한다.

김용범 부회장은 "2023년에는 배당 가능 이익 제한때문에 자사주 매입을 6400억 수준에서 멈출 수밖에 없었지만, 금년부터는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주가 수준에 따라 자사주 매입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자사주 매입 비중이 증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평가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단기적 주가 부양이 아닌 주주가치 제고라는 맥락에서 중기 주주 환원 기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배당 가능 이익이 충분하기 때문에 주식의 저평가가 지속할 경우 50% 이상의 자사주 매입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메리츠화재는 충분한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며 "해약환급금준비금 관련해서도 영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배당정책 유지에도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종원 최고위기관리자(CRO)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IFRS17이 도입되면서 계약자 보호를 위해 처음 시행됐는데, 아직 그 영향에 대한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그 추이를 살펴보고 있으며 배당 가능 이익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현상이 계속한다면 합리적 수준에서 제도가 개선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 CRO는 "지주의 중기 주주환원 정책에는 일단 문제가 없다"며 "향후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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