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3조6825억원 늘어올해 들어 최대 증가 폭신용대출도 1년 11개월 만에 증가 전환
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시중은행들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6조119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6825억원(0.5%)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6개월째 연달아 늘어가고 있다. 이들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는 감소세를 보여왔지만 5월부터 증가세로 흐름이 전환됐다. 특히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인 3조6825억원은 올해 들어 최대 증가 폭이며 전월 증가 폭(1조5174억원)에 비하면 2배가 넘는다.
이는 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21조2264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3676억원 늘었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분의 약 91%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한 셈이다.
신용대출도 늘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은 107조9424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6015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의 경우도 지난 2021년 12월 이후 올해 9월까지 감소해 왔지만 1년 11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반면 집단대출 잔액은 159조176억원으로 전월보다 492억원 줄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자 50년 주담대와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대출을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은행들을 압박했다. 이에 은행들도 50년 만기 주담대와 관련해 판매를 중단하거나 나이 제한을 두는 등 판매를 제한했음에도 가계대출은 여전히 늘어난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변동금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연내에 도입하는 등 대책을 내놓으며 가계대출 잡기에 나섰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가계부채 위기가 발생하면 1997년 기업부채로 인해 우리가 겪었던 외환위기보다 몇십 배 위력이 클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배경으로 사실상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영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 상승 기대심리가 자극되면서 주담대 중심으로 늘었다는 해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완화정책으로 수요가 발생한 게 주된 원인"이라며 "더구나 정부, 당국에서 가계대출에 대한 압박에 나서자 규제가 타이트해지기 전에 대출받고자 신용대출까지 늘어나는 등 지난달 증가 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은행들에서도 최근 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는 만큼 다음 달에는 이같은 점들이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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