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복 SC제일은행장, 단독 후보 추천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역시 단독 후보로임기 내 성과 인정받아 연임 성공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군에 대한 리뷰를 거쳐 박종복 현 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다.
임추위는 박 행장에 대해 "전문적이고 풍부한 경험, 식견, 역량, 뛰어난 소통능력과 탁월한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은행이 큰 재무적 성과를 꾸준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이 높게 평가되어 후보군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 은행장으로 임명된 이래 한국 현지 사정에 맞는 전략을 통해 은행의 재무실적을 꾸준히 개선시켰다"며 "은행의 비전에 대해 직원들과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형성시키며 '평등', '존중', '포용'의 가치가 은행의 핵심 문화로 자리잡도록 한 것 등이 주요 추천 사유"라고 덧붙였다.
남은 절차는 오는 18일 주주총회와 31일 이사회 승인 과정만이 남았으며 이를 통해 차기 행장 선임이 확정된다.
박 행장은 지난 2015년 1월 SC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에 임명됐고 이후 2018년, 2021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단독 후보로 추천되면서 박 행장은 4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앞선 임기들과 달리 이번 임기는 1년이다. 그간 연임시 임기가 3년이었지만 임추위에서 SC그룹 CEO 선임 절차와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에는 임기를 1년으로 정했다.
박 행장은 1955년생으로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한 이후 20여년에 걸쳐 일선 영업점을 두루 경험한 영업통이다. 영업본부장, 리테일금융총괄본부장 등 은행 영업의 핵심 요직들을 두루 거쳤다.
임기 내에도 남다른 성과들을 보여주었다. 박 행장의 취임 초만 하더라도 SC제일은행은 적자에 시달렸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14년 64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다음해까지 적자가 이어졌다. 이에 박 행장은 취임 직후 대규모 희망퇴직 등 체질개선에 나섰고 결국 2016년 2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매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전년대비 두배 이상 성장한 3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씨티은행도 유명순 현 행장이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달 1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차기 은행장 후보로 유 현 행장을 단독 추천했다.
임추위는 추천 이유로 "유명순 은행장이 임기 동안 수익 모델의 전략적 재편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해 소비자금융 단계적 폐지를 실행하는 동시에 기업금융에 집중해 역량을 강화한 점, 수익 모델의 전략적 재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올해 이후 주요 재무지표가 가시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연임 임기 동안 은행을 씨티그룹 내 핵심 사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명확한 비전 하에 중장기 전략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앞으로의 실적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 행장은 오는 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치게 되면 차기 행장에 최종 선임된다. 지난 1987년 한국씨티은행에 입사한 유 행장은 다국적기업금융부 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 등 핵심 보직들을 거쳤고 지난 2020년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추후 절차들을 거쳐 최종 선임이 확정되면 유 행장은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유 행장은 임기내 '소매금융 철수'라는 한국씨티은행의 중대한 전환점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2021년 씨티그룹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13개국에서 소비자 영업활동 중단을 결정한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씨티은행도 출범 17년만에 소매 금융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이후 소비자금융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인력 규모를 줄이는 등 구조를 바꾸고 기업금융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2021년 79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곧이어 지난해 1460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박 행장과 유 행장 모두 임기 중 일궈낸 성과들로 연임을 이뤄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권 CEO들의 선임 과정과 사뭇 다른 것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CEO의 연임 여부는 임기 내 성과로 결정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국내의 경우 이 공식이 꼭 성립되지만은 않는다는 점에서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 역시 임기내 적잖은 성과들을 이뤘었다. 하지만 금융당국 및 정부는 이들 CEO들의 연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들을 보냈고 끝내 대부분이 물갈이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외국인 주주가 많지만 아예 대주주와 이사회가 외국인인 외국계은행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외국계은행은 관치금융이 이어진다면 국내를 떠나 버릴 우려도 있어 당국에서도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울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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