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일간지에 광고 실기도노조 "정치 무대 올리지 말라" 반발내부 반발, 법 개정 등 쉽지 않을 듯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IBK기업은행의 본점을 대구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7월 국민의힘 지도부에 IBK기업은행의 대구 이전 추진을 요청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대구시는 기업은행 유치를 위해 관련 TF까지 설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대구시는 최근 한 일간지에 "기업은행! 대구에서 만나요"라는 광고를 실기도 했다.
이에 IBK기업은행 노조에서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IBK기업은행 노조는 "기업은행을 정치 무대에 올리지 말라"며 입장문을 냈다. 노조는 기업은행의 대주주가 정부이지만 소액주주도 30% 이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지방 이전한 후 주가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IBK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사례만 보더라도 직원 퇴사율이 몇 배 증가하는 등 경쟁력 하락 우려가 되는 상황이고 지방 이전 시 직원들은 갑작스레 생활 터전을 이전해야 한다"며 "더구나 특정 지역 한곳으로 모여 금융허브를 형성한다는 명분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정치 논리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은 하루, 이틀 된 얘기는 아니다. 그간에도 선거철만 되면 국책은행 및 공공기관들에 대한 지방 이전은 단골 주제로 올라왔다. 정치권에서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수단으로 이들의 '지방 이전'이 활용되어 왔다는 점에서다.
이에 IBK기업은행 내부에서도 이를 반신반의하면서도 다른 때보다 긴장감 있게 지켜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부가 이미 또 다른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국정 과제로 삼았을 정도로 적극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KDB산업은행의 사례만 비추어봐도 이들의 '지방 이전' 추진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노조의 반발 및 법 개정 이슈 등으로 인해 속도를 내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우선 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라는 법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여야의 합의가 필요, 야당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는 IBK기업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더구나 직원들의 이탈로 이어지는 등 KDB산업은행 직원 및 노조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다고 하지만 정작 지방은행이 존재하는 부산, 대구 등 지역들에 유치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에 어긋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다만 지방 이전이 본격 논의된다고 하더라도 내부 반발, 법 개정 등으로 인해 쉽사리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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