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AI 시대에 '실종'된 카카오···생존 갈림길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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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실종'된 카카오···생존 갈림길 섰다

등록 2026.08.12 10:00

정단비

  기자

reporter

"카카오는 인공지능(AI)이라는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AI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 앞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도, 반대로 현재의 성공에 머무를 수도 있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최근 만난 한 IT업계 임원의 말이다. 요즘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AI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영역이 됐다. 모든 기업들이 앞다퉈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업종을 막론한 합종연횡 파트너십을 맺는 이유다.

혜성처럼 등장한 카카오는 빠르게 몸집을 키웠고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가 됐다. 그러나 AI 전환기 속 카카오는 아직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인 네이버는 AI 전환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이 7년 만에 의장으로 복귀한 상태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릴 만큼 대외 노출을 많이 하지 않았던 그가 방한 중인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을 만나기 위해 홍대를 방문하고 글로벌 현장을 누비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의장은 최근 글로벌 AI 기업들과의 협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엔비디아와 전략적 협력을 추진했고 AI 데이터센터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궁극적으로 1GW급 AI 팩토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기존 검색·광고·커머스 등 서비스 영역에서 보다 나아가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겠다는 의미다.

반면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소식은 고사하고 성장 스토리의 중심에도 AI는 없었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나란히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9% 증가한 2조985억원, 영업이익은 36% 늘어난 2770억원을 달성했다. 호실적은 주로 플랫폼 부문 성장이 이끌었다. 광고·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톡비즈와 페이·모빌리티의 성장세가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의 본격적인 수익화는 내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는 쿠팡이츠와의 협업 등을 통해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있다. 아직 AI 관련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의구심을 확신으로 돌리려면 결국 숫자로 보여줘야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리스크 이후 그룹 차원의 리더십이 약화되면서 AI 전환기의 실행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 의장이 직접 발로 뛰고 있는 네이버와 대조적이라는 점에서다. 다만 AI 경쟁은 기술만으로도, 리더십만으로도 승부가 나지 않는다. AI 시대는 방향을 정하는 리더십, 과감한 투자, 그리고 실행 속도 모두가 맞아야하는 경쟁이다. 카카오는 세 가지 모두에서 시험대에 올라 있는 셈이다.

네이버는 PC 검색 시대의 강자였지만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며 살아남았다. 카카오에게도 AI는 전환점의 파도다. 메신저 시대를 연 카카오가 AI 시대에서도 주도권을 이어갈지, 아니면 기존 플랫폼의 성공에 머물지는 지금 결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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