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인수 후 사명 변경···금융 포트폴리오 다각화총자산 12조8000억원 업계 1위···금융당국 대형 저축은행 전환 추진자본력·지배구조·사업 재편 부담···인뱅 전환까지는 과제 산적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하며 디지털 금융 사업 확대에 나섰다. 업계 1위 저축은행을 기반으로 금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가능성까지 모색할 수 있게 됐지만, 기존 사업 재편과 자본력 등 규제 요건을 고려하면 당장 은행 전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 1일 사명을 '교보SBI저축은행'으로 변경하고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해 4월 일본 SBI홀딩스와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자회사 편입까지 완료한 결과다.
이로써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을 중심으로 증권·자산운용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여·수신 기능을 확보했다. 기존 보험 고객과 저축은행 고객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 간 연계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업계 1위 기반 확보···인뱅 전환 후보군에도 포함
관건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가능성이다. 교보생명은 2015년과 2019년 인터넷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지만 실제 출범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이미 영업 기반과 고객을 확보한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다. 마침 금융당국도 대형 저축은행의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전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총자산 5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을 전환 후보군으로 설정하고 중장기적으로 은행 수준의 규제체계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교보SBI저축은행은 이런 기준에 부합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총자산은 12조8000억원으로 저축은행업계 1위다.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국 5개 영업구역에서 영업할 수 있어 전국 단위 영업 기반도 갖췄다. 고객 접점도 확보하고 있다. 교보생명 앱 이용자 298만명과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 이용자 162만명을 단순 합산하면 약 460만명이다. 이를 기반으로 보험과 예·적금,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연계할 가능성도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SBI그룹과의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향후 신사업 전반에서 협력 범위를 더욱 넓혀 나갈 것"이라며 "차별화된 금융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재편·자본력·대주주 요건···전환까지 과제 산적
다만 저축은행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기존 저축은행 사업을 은행업 체계에 맞게 재편해야 하는 데다 오프라인 지점 이용 고객의 불편, 조직 개편과 사업 정리에 따른 비용도 감수해야 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전환하려면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영업 기반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그럴 바에는 인터넷은행을 새로 설립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가 과정에서 요구되는 자본력과 대주주 요건도 변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초기 손실을 감내하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자본력과 추가 출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 초기 자본금뿐 아니라 대주주의 재무적 지원 능력과 구체적인 사업계획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초기 자본금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출범 이후에도 손실을 감내하면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자본력과 추가 출자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확실한 대주주와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간 시너지에도 제약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비금융주력자의 지분 보유 한도가 최대 34%까지 허용되지만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교보생명과의 사업 협력 역시 보험업법과 저축은행법 등 업권별 규제와 금융그룹 계열사 간 거래 제한을 고려해야 한다. 계열사 간 거래 구조에 따라 부당지원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도 아직 유동적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라고 해서 인터넷전문은행 전환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은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현재 당국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움직임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교보SBI저축은행은 당장 인터넷전문은행 전환을 추진하기보다 기존 저축은행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교보생명과의 사업 연계 가능성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본업인 서민금융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며 "교보생명과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하는 것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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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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