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국 막으려다 한국차도 묶이나···현대차·기아의 유럽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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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막으려다 한국차도 묶이나···현대차·기아의 유럽 변수

등록 2026.11.02 16:39

황예인

  기자

EU, 하이브리드차 세이프가드 검토韓도 영향권···수출 전략 변화에 촉각"주요 시장별 생산 비중 최적화 과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유럽연합(EU)이 하이브리드차 수입 규제를 검토하면서 현대차그룹의 통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간 약 4000억원 규모의 미국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 속 유럽 수출길까지 좁아질 경우, 그룹의 글로벌 공급망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수입 하이브리드차를 대상으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에 돌입했다. 주요 수출국별로 수입 허용 물량을 정한 뒤 이를 초과할 경우 통관을 제한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EU 집행위는 관련국과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는 주요국의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공세로 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자, 유럽 완성차 업계의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세이프가드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상 모든 원산지에 차별 없이 적용해야 하는 만큼, 한국을 비롯한 다른 수출국도 영향권에 들게 됐다.

유럽은 현대차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핵심 시장이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9월 유럽 합산 판매량은 77만795대, 시장 점유율은 7.3% 수준이다. 유럽의 탄소중립 정책과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그룹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북미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수출 물량이 두 번째로 많은 시장이기도 하다. 이 중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향 하이브리드차 수출량은 각각 4만6282대, 3만1424대(지난해 기준)에 달했다. 그룹이 유럽에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코나·니로 등 한국에서 생산에 수출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도 적지 않아 세이프가드가 시행되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막대한 관세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한 뒤 같은 해 11월 세율을 15%로 낮췄으나, 비용 부담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룹은 지난해 미국 관세 비용으로 약 4조1100억원을 지출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규모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럽의 수입 규제까지 더해지면 그룹의 통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유럽 수출 물량에 상한이 설정되면 현지에 신차를 투입하더라도 쿼터에 가로막혀 판매를 원하는 만큼 늘리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그룹의 유럽 수출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 확대가 해법으로 떠올랐던 것처럼, 유럽에서도 생산 거점을 확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신규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공장 설비와 차종을 전환하는 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만큼 단기간에 생산 체계를 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이프가드가 모든 수입국에 적용되면, 현대차그룹은 유럽에서 생산해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국내에서 유럽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수출을 늘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생산국과 판매국의 관계는 물론 현지 고용과 부품 공급망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라며 "결국 글로벌 수출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유지하면서, 주요 시장별 생산 비중을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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