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및 SPC 설립 진전자율주행·로봇 기술 내재화 목표산업은행과 금융 협력 확대
현대자동차그룹이 약 9조원 규모의 새만금 인공지능(AI) 밸리 조성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 참여를 확정한 데 이어 현장 전담 사무소까지 열면서 사업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를 자율주행과 로봇 등 피지컬 AI 기술 개발의 핵심 인프라로 삼고 미래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오토에버 등 주요 계열사들이 면밀한 검토를 거쳐 새만금 AI 데이터센터 건립과 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 참여를 최종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업 추진을 위한 사전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200MW 규모 태양광 발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AI 데이터센터 건축심의 절차가 예정대로 시작됐다. 다음 달에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전담할 두 개의 SPC가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SPC는 사업 기능에 따라 데이터센터 SPC와 GPU 서비스 SPC로 나뉜다. 데이터센터 SPC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건축과 관련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고, GPU 서비스 SPC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프라 시공과 연산 자원·소프트웨어 운영을 분리해 각 영역의 전문성을 높이고 사업 실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현대차그룹은 SPC 설립을 마무리한 뒤 상세 설계와 주요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3월 착공해 2030년 초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그룹 차원의 현장 대응 체계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HMG 새만금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약 9조원 규모의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전담 인력을 상주시켜 부지 인허가와 착공, 사업 현안 관리 등을 맡기는 현장 거점이다. 관계 부처 및 유관기관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각종 절차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개소식에 참석한 신승규 RH PMO 담당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및 피지컬 AI 기술 내재화와 역량 고도화를 위해 대규모 데이터 축적과 학습이 가능한 AI 데이터센터를 새만금에서 우선 착공할 계획"이라며 "HMG 새만금사무소는 프로젝트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AI 밸리는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로봇 제조 클러스터와 태양광 발전,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플랜트, AI 수소 시티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산업 인프라와 에너지 생산·공급 체계를 결합해 자립 순환형 미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HMG 새만금사무소를 중심으로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개발청 등 관계 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후속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AI 데이터센터는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과 로봇, 제조 AI 등 피지컬 AI 기술 개발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복적인 학습과 검증을 통해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24시간 학습·검증하는 슈퍼컴퓨팅 허브 역할을 맡는다. 레벨4 이상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실제 도로에서 수집한 대규모 주행 데이터뿐 아니라 악천후와 돌발 장애물 등 위험 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한 시뮬레이션 합성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를 통해 이 같은 연산과 검증 작업을 집중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 분야에서는 디지털 트윈 환경을 활용해 고난도 행동 모델을 집중적으로 훈련한다. 시각과 언어를 인지해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하는 지능 기술을 비롯해 비정형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서비스·모바일 로보틱스, 정밀한 동작을 위한 관절 제어 기술 등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량 연구개발에도 고성능 AI를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다. 초기 디자인 구상부터 가상 충돌 시험, 공기역학 해석, 배터리 열관리까지 각 엔지니어링 단계에 AI를 적용해 연구원의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고 개발 효율과 품질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과 대규모 클라우드 연동 등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앞서 지난 6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룹 사옥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새만금 인프라 구축 사업 참여를 제안한 바 있다. 새만금 프로젝트가 실행 단계에 진입하면서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금융 지원 방안도 조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산업은행 등과 체결한 업무협약(MOU)을 바탕으로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금융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SPC 설립은 새만금 AI 밸리 투자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HMG 새만금사무소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연계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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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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