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하이닉스, 곽노정 '원톱' 유지···안현 美 총괄·윤풍영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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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곽노정 '원톱' 유지···안현 美 총괄·윤풍영 합류

등록 2026.10.30 10:09

고지혜

  기자

HBM 개발 이끈 안현, 신설 미주총괄로···美 빅테크 협력 강화윤풍영 전사 전략 총괄·차선용 개발총괄···AI 사업 확장에 속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SK하이닉스가 곽노정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를 유지하는 대신 미국 사업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당초 곽 사장의 부회장 승진과 윤풍영 사장의 합류에 따른 공동대표 체제 전환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경영체제의 큰 틀은 바꾸지 않고 핵심 사장단의 역할을 재편하는 데 그쳤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을 이끌어온 안현 사장을 신설 미주총괄에 배치하고, 전략·투자 전문가인 윤 사장에게 전사 전략을 맡겨 북미 빅테크 고객과의 협력 및 신규 사업 발굴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30일 안현 개발총괄 사장을 신설 미주총괄 사장으로, 윤풍영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장을 Corporate Center총괄 사장으로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차선용 미래기술연구원장 사장은 개발총괄을 맡는다. 이번 인사는 1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곽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가 유지됐다는 점이다. 재계에서는 곽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윤 사장이 공동대표로 합류해 기술과 전략을 양축으로 하는 경영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 인사에서는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HBM을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대신 윤 사장을 전사 전략을 담당하는 핵심 조직에 배치했다. 윤 사장이 맡게 된 Corporate Center는 2024년 곽 사장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신설된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이다. 전략과 재무, 기업문화, 구매 등 전사 경영지원 기능을 총괄한다. 대표이사 직함을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전사 전략과 재무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기면서 경영 전반에 대한 관여 범위를 넓힌 셈이다.

1974년생인 윤 사장은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이후 SK C&C(현 SK AX), SK텔레콤, SK스퀘어 등 주요 계열사에서 전략·투자·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10월부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장으로 활동했으며, 올해 7월부터는 SK하이닉스 Global성장TF를 이끌어왔다.

윤 사장의 SK하이닉스 합류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미 Global성장TF를 통해 회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해 온 만큼 이번 인사로 역할과 책임이 한층 커졌다. 전사 전략과 재무 기능을 함께 맡게 되면서 해외 투자와 신규 사업 발굴 등 주요 경영 현안에도 깊숙이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사장은 미국 현지에 신설되는 사장급 미주총괄을 맡는다. 2000년 메모리연구소에서 경력을 시작한 안 사장은 경영전략팀장, 낸드(NAND)개발기획그룹장, 솔루션개발 담당 등을 거쳐 2024년 말 사장으로 승진하며 개발총괄에 올랐다. HBM과 SOCAM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개발을 주도해 온 기술 전문가인 동시에 사업전략 경험도 갖췄다.

앞으로는 미국 빅테크 고객사와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핵심 메모리 제품 개발을 책임졌던 인물을 미국 사업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에서 고객사와의 밀착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빅테크의 요구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파악하고 이를 제품 개발과 사업 전략에 반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북미 시장에서 투자와 사업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나스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해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넓혔으며, 인디애나주에서는 약 5조2000억원을 투입하는 첨단 패키징 생산시설 구축을 추진 중이다. 현지 연구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미주총괄 신설은 이처럼 커지는 미국 사업을 현지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주요 고객사의 수요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개편으로 해석된다.

안 사장이 맡았던 개발총괄은 차 사장이 이어받는다. 차 사장은 기존 미래기술연구원장도 겸임해 선행기술 연구와 실제 제품 개발을 함께 총괄한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를 제품 개발과 긴밀하게 연결해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AI 메모리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인사는 SK하이닉스가 최근 수년간 추진해 온 AI 중심 조직 개편의 무게중심을 글로벌 사업 확대로 넓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2023년 말 AI Infra 조직을 신설하고 이듬해 개발총괄을 꾸리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면, 이후에는 해외 R&D와 생산 기반 확충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올해는 여기에 북미 고객사와의 협력 강화라는 과제를 더했다.

특히 HBM 개발을 이끌었던 안 사장을 미국 현지에 배치한 것은 빅테크 고객의 요구를 제품 개발에 빠르게 반영하고, AI 메모리 시장에서 고객과의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여기에 전략·투자 경험을 갖춘 윤 사장이 전사 전략을 맡으면서 글로벌 투자와 신규 사업 발굴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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