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버지스 CBO,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서 발표오픈소스 AI 'RFdiffusion'에 무세포 합성 접목한 '드라이-웨트 루프' 구축반응 시간 3시간···난발현·독성 단백질 한계 넘고 그램(g) 단위 대량생산 도전
글로벌 바이오 연구용 시약 및 위탁연구(CRO) 기업 시노바이오로지컬(Sino Biological)이 인공지능(AI) 단백질 설계와 무세포 단백질 합성(CFPS), 실험실 검증을 하나로 묶은 차세대 항체 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AI가 설계한 항체 조각 후보 2000종을 실제로 합성해 표적 결합력을 빠르게 검증하고, 그 실험 데이터를 다시 AI 알고리즘에 학습시켜 최적의 신약 후보물질을 추려내는 방식이다.
롭 버지스(Rob Burgess) 시노바이오로지컬 최고사업책임자(CBO)는 2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6(BIX 2026)' 콘퍼런스에서 'AI 기반 무세포(Cell-free) 단백질 합성을 통한 신약 개발 가속화'를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무세포 단백질 합성은 살아 있는 세포를 장기간 배양하는 대신, 세포에서 추출한 단백질 합성 기구(리보솜·중합효소 등)와 아미노산, 에너지원인 포스포에놀피루브산(PEP) 등을 반응액에 넣어 시험관 내에서 단백질을 직생산하는 기술이다. 대장균 파쇄액(E. coli lysate)을 기반으로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시노바이오로지컬은 인산화효소(키나아제)처럼 포유류 세포(HEK293·CHO)나 곤충세포에 독성을 나타내 세포를 사멸시키거나, 소수성이 강해 기존 세포배양 방식으로는 발현이 까다로운 난발현 단백질을 생산하는 데 이 기술을 주력 활용하고 있다.
시노바이오로지컬은 여기에 미국 워싱턴대 데이비드 베이커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오픈소스 AI 모델 'RFdiffusion'을 자사 목적에 맞게 개량해 결합했다. RFdiffusion으로 이황화결합 위치와 활성 부위 조건을 부여해 수백~수천 개의 단백질 입체 골격(백본)을 설계한 뒤, 서열 설계 도구인 '프로틴MPNN(ProteinMPNN)' 및 구조 예측 도구인 '알파폴드(AlphaFold)'와 연동해 실제 기능 수행이 가능한 3차원 구조인지 검증한다. 아울러 구아닌·시토신(GC) 함량이 높은 유전자 서열의 전사·번역 효율을 끌어올리고 단백질 기능 손실 없이 아미노산을 치환하는 벡터·코돈 최적화 과정에도 AI를 적용한다.
핵심 경쟁력은 컴퓨터상의 가상 설계(Dry)와 실제 실험실 검증(Wet)을 순환시키는 '드라이-웨트 루프(Dry-Wet Loop)'다. AI가 도출한 변이 후보들을 고처리량 무세포 시스템으로 합성한 뒤, 질량분석기(Mass Spec)를 통해 설계된 아미노산 서열과의 일치 여부 및 분자 내·분자 간 이황화결합 형성 비율을 확인한다.
버지스 CBO는 "설계한 변이들을 고처리량 무세포 단백질 합성으로 신속히 만들어 기능을 시험하고, 그 결과를 다시 알고리즘에 반영한다"며 "이 순환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 자연 상태와 가장 유사하게 작동하는 최적의 단백질 후보를 압축해 고객사에 전달한다"고 말했다.
실제 항체 발굴에 적용한 실증 데이터도 제시됐다.
버지스 CBO는 "AI 모델이 제안한 서로 다른 변이 2000개로 시작해 무세포 단백질 합성을 거쳐 각 변이의 발현과 친화도 분석을 마쳤다"고 밝혔다.
단일사슬항체조각(scFv)과 단일도메인항체(VHH) 후보들을 합성한 뒤 생물층 간섭계(Octet BLI)로 표적 결합력을 측정한 결과, 해리상수가 1나노몰(nM) 미만으로 표적과 강하게 결합하는 고친화도 클론들을 다수 확보했다. 또 인터루킨-2(IL-2) 수용체 등을 표적으로 삼은 기능 비교 실험에서는 무세포 방식으로 생산한 VHH 항체가 기존 포유류 세포(HEK293)에서 생산한 항체와 대등한 수준의 절반 최대 유효농도(EC50) 및 포화 결합력을 보였다.
무세포 합성의 가장 큰 강점은 속도다. 회사 공식 자료에 따르면 자체 출시한 무세포 합성 키트 'XPressMAX'의 단일 단백질 합성 반응은 약 3시간 만에 끝난다. 이를 고처리량 플랫폼으로 확장해 2000종 이상의 scFv·VHH 후보물질 발현부터 친화도 검증까지 모두 마치는 데는 약 3~4주가 소요됐다. 개별 합성 반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덕분에 수천 개 후보군을 검증하고 AI 재설계로 넘기는 전체 반복 주기(턴어라운드 타임)를 대폭 앞당긴 셈이다.
시노바이오로지컬은 항체 조각을 넘어 완전한 형태의 항체 합성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버지스 CBO는 현장 질의응답에서 "항체를 구성하는 중쇄와 경쇄를 발현시키기 위해 복수의 벡터가 필요해 구현이 쉽지는 않지만, 완전한 크기의 면역글로불린G(IgG) 항체를 무세포 방식으로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고 답했다.
회사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용 키트 공급과 맞춤형 위탁연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항체의 표적 결합 강도를 정밀하게 조율하는 '친화도 성숙(Affinity Maturation)'과 동물 유래 항체의 면역원성을 낮추는 '항체 인간화' 서비스에도 AI를 접목해 95% 이상의 서열 상동성을 구현하고 있다.
다만 복잡한 구조의 단백질을 완벽히 재현하고 상업용 규모로 키우는 것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현재 시노바이오로지컬의 무세포 시스템은 단백질의 3차원 접힘에 필수적인 이황화결합 형성은 지원하지만, 인산화(phosphorylation)를 비롯해 단백질 합성 이후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복합적인 '번역 후 수식(PTM)'을 구현하는 데는 기술적 제약이 남아 있다.
차세대 과제로는 생산 규모 확대(스케일업)가 꼽혔다.
버지스 CBO는 "현재 무세포 단백질 합성 생산 규모는 밀리그램(mg) 수준"이라며 "향후 그램(g) 단위의 생산 수율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스케일업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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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bott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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