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재조정 겹쳐 상환 부담 우려금융위 "차주 유인책·장기채 시장 개선 검토"
국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만기까지 금리가 유지되는 순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13%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변동금리 중심의 대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올해 4분기에만 약 165조원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이 금리 재조정 시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67조원인데 이 가운데 순수 고정금리 대출은 약 100조원으로 13%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순수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2022년 2분기 말 3.5%에서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장기간 고정금리 주담대 확대 정책을 추진해 왔음에도 가계대출의 금리 변동 위험을 충분히 낮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이명박 정부 이후 15년 넘게 주담대 구조 개선 정책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성과가 부족하다"며 "금융당국이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국내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낮은 편이다. 한 의원이 제시한 미국 연방주택금융청의 2025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95%에 달한다.
한 의원은 "변동금리 대출은 금리 변동 위험을 차주에게 전가한다는 점에서 은행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금리 인상 시기에는 국민의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주담대의 금리 재조정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자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의원은 해당 대출이 모두 5년 주기 금리 재조정형 상품이라고 가정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월 1434억원, 연간 약 1조7500억원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 의원은 "코로나19 시기 주택을 구입한 차주들이 금리 재조정 시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 인상과 재조정 시기가 맞물리면 대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금융당국에 향후 금리 재조정 예정 대출의 규모와 상환 부담 증가 가능성을 면밀히 분석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고정금리 주담대 확대를 위해서는 차주의 수요와 은행의 공급 여건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대출을 받는 분들이 당장 금리가 더 높다는 이유로 고정금리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인센티브 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이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많이 취급하려면 장기채 시장이 발달해 금리 위험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구조적 문제까지 함께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당장 금리 변동에 노출된 민생 대출에 대해서는 대환대출 서비스와 금리인하요구권 등을 통해 부담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장기 고정금리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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