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넘어 경남·제주·케이뱅크까지 도마에은행법 개정에도 가산금리 인상·우대금리 축소 지적금융당국, 금리 산정 실태 점검·공시 강화 검토
5대 시중은행에서 불거진 대출금리 '꼼수 인상' 논란이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번졌다. 은행법 개정으로 가산금리 인하가 기대됐지만, 일부 은행이 오히려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 혜택까지 축소하면서 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NK경남은행과 제주은행, 케이뱅크의 대출금리 산정 사례를 공개하며 은행권의 금리 운영 관행을 재차 문제 삼았다.
앞서 민 의원은 지난 19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5대 시중은행이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대신 우대금리 할인 폭을 축소해 사실상 은행의 금리 수익을 늘렸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번에는 분석 대상을 5대 시중은행 이외의 은행으로 넓혔다. 지난 7월 개정 은행법 시행을 전후해 일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도 비슷한 금리 조정 사례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BNK경남은행의 한 대출상품은 지난 6월 가산금리가 3.06%였지만 8월에는 3.67%로 0.61%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대금리 혜택도 축소되면서 은행이 가져가는 금리 몫이 약 1.1%p 늘어났다는 게 민 의원의 설명이다.
제주은행에서도 가산금리를 높이는 동시에 우대금리 할인 폭을 줄인 사례가 확인됐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해당 상품에 우대금리 제도가 없어 가산금리 인상분이 그대로 은행의 금리 몫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7월 시행된 은행법 개정 취지와 배치되는 내용이다. 개정 은행법은 은행이 대출 가산금리를 산정할 때 일부 법정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되던 비용을 줄여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일부 은행이 목표 수익률을 높이거나 우대금리 할인 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했다면 법 개정에 따른 소비자 부담 완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목표 수익률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 의원은 "가산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은행법을 개정했는데 오히려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 혜택까지 축소했다"며 "완전히 풍선효과로, 법을 우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에 따라 자동으로 금리가 산정되는 줄 알았지만 목표 수익률을 조정해 가산금리를 바꾸고 있었다"며 금융당국에 공동 특별점검을 촉구했다.
유동수 국회 정무위원장은 은행의 금리 결정 자율성을 인정하되, 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민간 은행들인데 이걸 법으로 다 규제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금융당국이 가산금리를 얼마를 받으라고 직접 정할 권한은 없는 만큼 대출금리 결정 과정을 공시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어 "금융 이용자들이 공시 내용을 보고 판단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공시 제도를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당국도 관련 실태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 금리 산정 문제를 민생과 직결된 주요 현안으로 다루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 금감원장은 "소비자 영향 평가와 포용금융 평가에 반영해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시까지 포함해 금융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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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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