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여의도서 HLB그룹 통합 IR Day 개최리보세라닙, 네 번째 도전···"빠르면 연내 승인"담관암 신약 리픽투 美 출시 준비···4분기 목표
"간암 신약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두세 번 엎어졌지만, 결국 받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진양곤 HLB그룹 의장은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통합 IR Day에서 간암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담관암 신약 '리픽투'의 미국 출시를 준비하는 가운데 간암 신약의 허가 재도전과 계열사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날 행사에는 그룹 내 10개 상장 계열사가 참여했다. HLB와 HLB테라퓨틱스, HLB이노베이션, HLB제넥스, HLB파나진 등 5개사가 주요 사업 현황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는 지난 9일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허가를 FDA에 재신청했다. 세 차례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은 데 이은 네 번째 도전이다. 회사 측은 앞선 심사에서 지적받은 제조·품질관리 문제를 해소했다는 입장이다.
김태한 HLB그룹 바이오부문 총괄회장은 "리보세라닙 제조시설의 불시 점검에서 나온 문제는 지난 7월과 10월에 해소됐다"며 "이번에는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일정은 FDA의 재신청 심사 유형 분류에 따라 달라진다. 회사 측은 신청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심사 유형을 통보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래스 1'으로 분류되면 신청일 기준 2개월, '클래스 2'이면 6개월의 심사 기간이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빠르면 연내 또는 내년 4월 중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총괄회장은 "클래스 1일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하고 있다"며 연내 승인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승인 이후에는 직접 판매를 추진하되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진 의장은 "현재 직접 판매를 준비하고 있지만, 판매와 적응증 확대에 관한 좋은 제안이 들어오면 전략을 바꿀 수 있다"고 전했다.
HLB는 지난달 FDA 승인을 받은 담관암 치료제 리픽투도 올해 4분기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리픽투는 FGFR2 융합·재배열이 있는 담관암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다. 미국에서는 직접 판매하고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는 파트너십을 통해 시장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담관암 외 고형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글로벌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다. FGFR2 융합·재배열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확보해 암 발생 부위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암종불문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리픽투의 미국 판매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홍철 HLB 대표는 "경쟁 약물의 월 치료비가 약 3만달러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이보다 높은 가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HLB테라퓨틱스는 신경영양성각막염 치료제 'RGN-259'의 미국 임상 3상 탑라인 결과를 내달 공개할 예정이다. 신경영양성각막염은 각막 신경 손상으로 상처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 시력 저하나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희귀 안질환이다.
회사는 미국 임상이 앞선 유럽 임상보다 환자 구성과 평가 자료 측면에서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엄격한 선별 절차로 질환 특성이 명확한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등록했고, 각막 사진으로 상태를 평가하기 어려운 사례와 임상 중단 환자도 줄었다는 것이다.
미국 임상 결과를 확보하면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다. 안기홍 HLB테라퓨틱스 대표는 "지금까지 협의해 온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임상 3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데이터를 준비해 다시 협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업화는 자체 판매보다 판권 매각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능하면 허가까지 받은 뒤 판권을 넘겨 가치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각막 표면 재생에 필요한 줄기세포가 손상되는 각막윤부줄기세포결핍증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HLB이노베이션은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차세대 CAR-T 플랫폼 'KIR-CAR'를 중심으로 개발을 이어간다. 항원을 인식하는 부위와 활성화 신호를 전달하는 부위를 분리해 T세포의 과도한 활성화와 탈진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혈액암 후보물질 'SynKIR-310'은 기존 CAR-T 치료 후 재발한 환자를 포함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고형암 후보물질 'SynKIR-110'은 중피종·난소암·담관암을 대상으로 임상 1상에서 용량과 안전성 등을 평가하고 있다. SynKIR-110은 중피종 적응증에 대해 FDA 희귀의약품과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후기 단계 임상은 파트너십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HLB제넥스는 반도체·식품 산업용 특수효소의 공급 지역과 적용 분야를 넓힌다. 주력 제품인 카탈라아제는 반도체 세정 폐수에 남은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분해하는 효소다. 한국·대만 공급에 이어 지난 5월 미국 수처리업체에 초도 물량을 출고했다.
회사는 반도체 생산 확대와 공정수 재이용 증가가 효소 수요를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 분야에서는 갈락토올리고당(GOS) 제조에 쓰이는 락타아제 공급을 확대하고, 의약품 원료 제조와 진단용 특수효소 및 기능성 바이오 소재로 제품군을 넓힐 계획이다.
HLB파나진은 분자진단에 활용해 온 인공 핵산 'PNA[를 신약 개발에 적용한다. 핵산치료제의 주요 과제인 표적 세포 내 전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체와 PNA를 링커로 연결하는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접합체(AOC)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항체가 표적 세포에 결합하면 세포 안에서 분리된 PNA가 특정 유전자에 결합해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항체·약물접합체(ADC)의 약물 전달 방식을 핵산치료제에 적용한 것이다. 듀센 근이영양증을 우선 개발 대상으로 삼고 다른 희귀 유전질환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진 의장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한 걸음 더 성장해 왔다"며 "닦아놓은 고속도로를 우리의 보유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달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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