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정유 4사 대표들이 국제유가 상승분은 빠르게 반영하면서 하락분은 늦게 반영한다는 이른바 '기름값 비대칭' 논란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개선 의지를 밝혔다. 다만 가격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과 정유사·주유소 간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의혹이 이어지고 있어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김종화 SK에너지 대표,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국제유가 상승기에 정유사들이 가격을 빠르게 인상해 이익을 얻으면서도 하락기에는 가격 인하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정유사와 주유소 간 거래 관행도 문제로 거론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생활비 부담이 크고, 국가 경제는 위기인데 정유 4사는 전쟁을 돈벌이 기회로 삼았다"며 "기름값이 오를 때는 확 오르는데 내려갈 때는 왜 더디게 내리느냐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 4사 대표들은 이 같은 소비자 불만에 대해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조속한 개선을 약속했다.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유가가 급등하던 시기 국민 여러분께서 느꼈을 부담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명 에쓰오일 부사장 역시 "호르무즈 사태 이후 유가 부담으로 인해서 국민들한테 부담을 많이 주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거래 관행 개선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종화 SK에너지 대표는 "전량 구매계약과 관련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수 GS칼텍스 부사장은 "주유소와의 거래상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공정위에서 발표한 표준대리점 계약서에 따라 현재 수정 중"이라며 "조속히 개선해서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감에서는 정유사들의 가격 담합 의혹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7일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경유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공정위가 밝힌 담합 관련 매출 규모는 44조원에 달한다.
다만 해당 금액은 담합 관련 매출 규모로, 실제 부당이득이나 확정된 과징금 액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두 회사의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 역시 향후 심의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공정위에서 추산하는 담합 규모 44조원이 맞든 아니든 이는 실무자들끼리만 논의해서 이뤄질 수는 없는 사안"이라며 경영진 차원의 의사결정 가능성을 추궁했다.
이에 김종화 SK에너지 대표는 "공정위 심의 절차에 따라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도 "관련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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