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대비 0.6% 상승 예상근원 CPI는 안정세 이어갈 듯연준 통화정책에 관심 집중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휘발유 가격 급등에 힘입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물가 충격에 그칠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지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외신과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오는 14일 발표되는 9월 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8월 상승률인 0.4%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8월의 3.4%에서 3.7%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최근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웨스트팩의 물가 전망도 이 같은 흐름을 가리키고 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물가 전망치 역시 9월 CPI가 전월 대비 약 0.5% 상승하고,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6%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CPI 보고서는 14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에 발표될 예정이다.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에너지 가격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휘발유 가격 상승을 중심으로 9월 에너지 가격이 약 5.5%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3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앞서 8월 휘발유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27% 넘게 상승한 바 있다.
반면 근원 CPI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9월 근원 CPI가 전월 대비 약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8월 상승률인 0.3%보다 둔화한 수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4%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8월 근원 물가 상승률은 산정 방식 변경에 따른 통신 서비스 가격의 일시적인 급등으로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호텔 숙박료와 중고차 가격 등 일부 변동성이 큰 항목의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항공유 가격 상승이 항공권 요금에 반영되면서 항공 서비스 물가는 예외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번 CPI 발표는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 충격이 미국의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기반 시설을 겨냥한 새로운 공격까지 발생하면서 에너지 가격발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연준의 금리 결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은 물가와 고용 사이에서 정책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연준은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3.75~4.00%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9월 고용지표에서 고용 증가 폭이 2만9000명에 그치면서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커졌고, 오는 27~2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낮아졌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약 25%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돼 있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10월 추가 금리 인상을 전망했지만 이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수준으로 하락한다는 가정에 기반한 것이었다. 브렌트유 가격이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에너지발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기존 금리 전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시장에서는 전체 CPI보다 근원 CPI의 흐름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근원 물가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연준이 이를 일시적인 공급 충격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함께 근원 물가까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난다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질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근원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 단기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금리 하락은 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을 낮춰 금 가격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근원 물가가 견조하게 나타나면 고용지표 부진 이후 약화했던 10월 금리 인상 전망이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다.
15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매판매 지표도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 지표는 미국의 물가 압력과 소비 흐름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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