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버리지 아닌 기업 실적으로"···금융당국,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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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아닌 기업 실적으로"···금융당국,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박차

등록 2026.09.28 15:23

문혜진

  기자

우리아이자립펀드·생산적 금융 ISA 신설···장기 투자 기반 확충저PBR 기업 공개·수시배당제 도입···주주가치 제고 장치 마련글로벌 투자자 "정책 일관성 중요"···기업 자본배분 개선 주문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28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문혜진 기자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28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문혜진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드러난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고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후속 개혁에 나선다. 단기·레버리지 투자에 치우친 시장의 투자 기반을 장기자금 중심으로 넓히고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보호, 코스닥시장 체질 개선도 병행할 방침이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28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 "앞으로 정부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자본시장 개혁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는 동시에 이번 경험에서 드러난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고 시장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우선 장기 투자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 '우리아이자립펀드'를 도입하고 기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별도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한다. 생산적 금융 ISA는 국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며 5년간 총 납입한도를 2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이 담겼다. 퇴직연금은 기금화를 통해 생산적인 분야로 운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최근 증시 조정 과정에서 부각된 레버리지와 신용거래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변 국장은 반도체 업종 쏠림과 레버리지 확대가 맞물리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금융위는 레버리지 투자상품과 신용융자·미수거래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긴급 시장안정조치를 보강할 계획이다.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장치 역시 마련한다. 오는 11월부터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공개하고 수시배당제를 도입한다. 공개매수 제안에 대해 대상회사 이사회가 전체 주주의 입장에서 의견을 밝히도록 하는 '베어허그'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우수기업을 별도 세그먼트인 '코스닥 셀렉트'로 구분하고 부실기업의 퇴출 문턱을 높인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자본시장의 개혁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몇 가지 조건을 꼽았다. 위니 콴 캐피털그룹 파트너는 일본의 자본시장 개혁 사례를 들어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연기금, 거래소, 감독당국 등의 지속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최근 상법 개정과 소수주주 권리 강화, 자사주 소각 움직임 등은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했다.

이어 콴 파트너는 기업이 자본배분과 주주환원 원칙을 보다 명확하게 세워야 한다고 봤다. 특히 반도체 등 기술기업에는 잉여현금흐름(FCF) 가운데 주주에게 환원할 비중과 배당·자사주 매입 등 구체적인 환원 방식을 밝힐 것을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편을 실제 시장에 안착시키는 과정에 무게를 뒀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부터는 시장과 투자자 그리고 경영자의 시간이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법적 의무를 넘어 기업과 시장이 따를 수 있는 모범 관행과 연성규범을 축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랭크 캐럴 오크트리캐피털 매니징디렉터는 기업이 시장에서 평가할 수 있는 3년 단위 계획을 마련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시장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자로서 우리는 규칙이 일관되게 유지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장기 기관투자자 중심의 시장 구조와 기업지배구조 개선,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향후 과제로 꼽았다. 개인의 레버리지 참여로 회전율과 변동성이 높은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자금을 늘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상장 중심 시장에서 성장성 중심 시장으로 바꿔야 한다"며 "유망기업의 진입을 촉진하는 동시에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하고 리서치 커버리지를 확대해 신뢰받는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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