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배는 한국이 짓고 기술료는 佛로···화물창 국산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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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한국이 짓고 기술료는 佛로···화물창 국산화 절실

등록 2026.09.21 14:39

이건우

  기자

GTT 지급 기술료 7.4조소형선 중심 국산 기술 실증대형 LNG선 적용 과제

LNG운반선에 적용되는 프랑스 GTT의 Mark III 멤브레인형 화물창 내부 모습. 사진=GTT 홈페이지 갈무리LNG운반선에 적용되는 프랑스 GTT의 Mark III 멤브레인형 화물창 내부 모습. 사진=GTT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 조선사들이 LNG 운반선 화물창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가의 5% 안팎을 차지하는 프랑스 GTT의 기술료 부담을 줄여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이 1990년대부터 지난해 9월까지 GTT에 지급한 화물창 기술료는 약 7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GTT는 LNG를 영하 163도에서 저장·운송하는 멤브레인 화물창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엔지니어링 업체다. 국내 조선사들은 대형 LNG선에 이 회사의 기술을 주로 적용해 왔다.

GTT가 올해 상반기 LNG·에탄 운반선 화물창 기술료로 거둔 매출은 3억2020만유로(약 5086억원)다. 업계는 이 가운데 국내 조선 3사가 지급한 금액이 80~90%인 4000억~4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개별 수주에서도 기술료 부담은 상당하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14일 오세아니아 선주로부터 수주한 20만㎥급 LNG선 4척의 계약금액은 10억달러다. 선가의 5%를 적용하면 기술료는 총 5000만달러(약 692억원)로 추산된다. 실제 지급액은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LNG선 발주 확대 전망도 국산화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전 세계 LNG선 발주량은 66척으로 한국이 40척을 수주해 중국(26척)을 앞섰다. 장성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LNG 생산능력이 2031년 8억2000만t으로 2025년보다 54.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LNG 생산시설 확대가 운반선 발주 증가로 이어지면 화물창 기술료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자체 화물창 기술 개발과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화물창 KC-2B를 적용한 7500㎥급 LNG 벙커링선 '블루웨일호'를 2023년 인도했다. 삼성중공업도 KC-2C 적용을 위해 기존 화물창을 개조한 7500㎥급 LNG선을 지난해 10월 인도해 LNG 수송에 투입했다.

하지만 소형선 실적만으로 대형 LNG선에 적용할 기술 신뢰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17만4000㎥급 대형선은 화물창 규모와 운항 조건이 다른 만큼 장기간 안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결함이 발생하면 운항 중단과 수리비, 화물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선주들은 검증된 기술을 선호한다.

KC-1의 결함 사례도 국산화의 부담으로 남아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국내 조선업계가 개발한 KC-1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2척에 적용됐지만 운항 중 콜드스폿(결빙 현상)이 발생해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국산 화물창이 선주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성능뿐 아니라 결함 발생 시 보수·책임 체계까지 신뢰를 얻어야 한다.

정부는 대형선 실증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지난해 12월 한국가스공사와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이 참여하는 LNG 화물창 국산화 워킹그룹을 출범시켰다. 가스공사가 연내 발주를 추진 중인 17만4000㎥급 LNG선 1척도 실증 후보로 거론된다. 국산 화물창 적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형선에서 장기간 운항 실적을 확보하면 상용화에 필요한 검증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국산 화물창이 실제 선박에 적용돼 안정적으로 운항하면 조선사들이 선주에게 기술 신뢰성을 설명할 근거가 생긴다"며 "GTT에 지급하는 로열티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사 수익성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모니아나 액화수소 운반선 등 저장·운송 기술이 확장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기술을 표준화하면 향후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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