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삼성중공업·한화, 고부가 가스선 시장 선점 경쟁IMO 탄소중립 규제·AI 전력 수요에 해양 에너지 사업 확장FLNG·LCO2선·암모니아 추진선으로 중국 저가 공세 대응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이 세계 최대 가스·에너지 전시회에 총출동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과 미래형 해양 기술을 대거 승인받으며 글로벌 시장 주도권 다지기에 나섰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중립 규제 강화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신규 에너지 인프라 수요가 맞물리면서, 단순 선박 건조를 넘어 해양 에너지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려는 K-조선의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그룹(한화오션·한화파워·한화엔진) 등 국내 조선 3사는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가스텍(Gastech) 2026'에 참가해 차세대 기술력을 대거 입증했다.
올해 37회를 맞은 가스텍은 전 세계 1000여 개 기업과 5만여 명의 관계자가 찾는 세계 최대 가스·에너지 행사로, 기술 기본인증(AiP)과 주요 협약 체결이 이뤄지는 핵심 수주 전초기지다.
이번 행사에서 HD현대는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일렉트릭 등 5개 계열사가 공동 부스를 마련하고 미래형 친환경 기술과 디지털 솔루션을 내세웠다.
HD현대는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선수 거주구와 풍력보조추진장치를 적용한 미래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설계의 적합성을 인정받았다. 이어 3만5000㎥급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과 18만5000㎥급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시스템, C타입 탱크 최소 압력 규정 대체 기술에 대한 선급 기본인증(AiP)을 잇달아 획득했다.
기관 최적 운항을 돕는 인공지능(AI) 솔루션 승인을 마쳐 상용화에 속도를 냈으며, 미국선급(ABS)·지멘스와 암모니아 추진선 안전성 평가용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 협약도 맺었다.
삼성중공업은 척당 수조 원에 달하는 초고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LNG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독자 개발한 천연가스 액화시스템 'SENSE'를 FLNG 상부 설비에 적용한 개념 설계로 미국선급(ABS)과 로이드선급(LR)의 기본인증(AiP)을 동시에 받았다.
해외 기업과의 협업도 성과를 냈다. 미국 제라 아메리카스와 하와이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FSRU) 기술용역 계약을 체결했으며, 풀크럼 LNG와 세계 5개 지역 FLNG 시장을 공동 공략하기로 합의했다.
한화그룹 해양 계열사들은 선박 추진부터 기자재, 미래 신사업을 아우르는 통합 해양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한화오션은 바닷물 냉각 방식을 적용한 60MW급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모형을 세계 최초로 공개해 AI 전력·부지 부족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아울러 표준 FLNG 설계에 대한 ABS와 DNV 승인을 동시 획득하고, 고망간강 화물창 '맥티브(MCTIB)'를 적용한 10만㎥급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인증을 땄다. 노르웨이선급과는 LNG 추진선의 고압 연료탱크 허용 압력을 2.0바(barg)까지 3배 확대하는 공동 개발을 완료했다.
한화파워는 2만2000㎥급 LNG·암모니아 이종화물 대응 벙커링선(연료 공급선) 기본인증을 받으며 그룹 차원의 기자재 패키지 경쟁력을 드러냈다.
조선업계가 방콕 현장에서 치열한 승인전을 펼친 배경에는 IMO의 2050 탄소중립 규제 구체화로 인한 선박 교체 수요와 플랜트급 수익성을 가진 해양 설비 시장의 부상이 자리 잡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탄소 배출 부담금 부과 등 감축 조치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선사들의 친환경선 교체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중국이 가격 경쟁력과 자국 물량을 무기로 저가 수주세를 확대하며 턱밑까지 추격해 온 상황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 조선사들은 설계 기술 검증(AiP)과 친환경·AI 신기술을 선제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발주 초기 단계부터 한국형 기술을 입찰 표준으로 정착시켜, 중국의 저가 공세를 기술 신뢰도로 따돌리고 고부가가치 가스선·해양플랜트 시장을 독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탈탄소 규제와 AI 인프라 확대로 친환경 가스선과 FLNG, 해양 데이터센터 등 고부가 해양 설비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며 "선급 인증과 디지털 기술을 앞세워 설계 단계부터 한국 조선사의 기술이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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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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