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6, 고성능 N 모델만 한정 판매기아 EV6 GT, 관세 여파에 美 출시 연기잘 팔리는 EV·SUV 중심 '선택과 집중'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라인업을 잇달아 조정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 관세로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전기차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탓에 일부 모델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 생산이 가능한 차종은 판매를 이어가며 생산지에 따른 전략 차별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1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2026년형 아이오닉 6 일반 모델을 제외하고 고성능 아이오닉 6 N만 한정 판매한다. 아이오닉 6는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델이다.
판매 부진도 뚜렷하다. 현대차 미국법인에 따르면 지난 8월 아이오닉 6 판매량은 28대로 전년 동월 1047대 대비 97% 급감했다.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 역시 1345대로 전년 같은 기간 8318대보다 84%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 전체 미국 판매량은 8만6977대로 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기아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기아는 2026년형 EV6 GT 미국 출시를 '시장 환경 변화'를 이유로 무기한 연기했다. 특히 EV6 일반 트림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면 EV6 GT는 한국에서 생산된다. 한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성능 모델의 미국 판매를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는 미국 관세 정책이 한국 생산 전기차의 사업성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관세 부담을 차량 가격에 반영하면 현지 경쟁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업체가 비용을 떠안으면 수익성이 악화된다. 판매량이 적은 모델일수록 이런 부담을 감수할 유인이 작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무조건 판매량을 늘리기보다 현지 생산 여부와 판매량, 수익성을 따져 라인업을 선별하는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판매가 꾸준한 전기차와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SUV·하이브리드에 힘을 싣는 방식이다.
실제 SUV는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월 미국에서 투싼 2만1197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8% 늘었고, 싼타페도 1만3512대로 5% 증가했다. 기아 역시 스포티지 판매량이 1만8723대로 4% 늘었으며 텔루라이드는 1만2693대로 4% 증가했다. 특히 신형 모델을 내세운 셀토스는 9214대가 팔리며 전년 동월 대비 65% 급증했다.
전기차 가운데서도 판매 흐름이 이어지는 차종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9은 1~8월 누적 6147대가 판매돼 전년 같은 기간보다 98% 증가했다. 아이오닉 5 역시 같은 기간 2만8184대가 판매되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기반을 유지했다. 기아 EV9도 1~8월 누적 판매량이 1만474대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전기차 시장 자체를 축소하기보다 판매 가능성이 높은 차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전기차는 가격과 수익성 측면에서 현지 생산 모델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판매량이 적은 차종까지 관세 부담을 감수하면서 미국에서 판매하기보다는 현지 생산 여부와 수익성을 따져 라인업을 조정하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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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권지용 기자
senn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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