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하이닉스 'N% 성과급' 미완의 수정···노사 '불편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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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N% 성과급' 미완의 수정···노사 '불편한 합의'

등록 2026.09.16 16:25

강준혁

  기자

SK하이닉스 임단협 조합원 투표 최종 가결'PS 현금 50%' 일단락···재원 중 현금만 12조노사 모두 '절반의 성공'···노조 신뢰 회복도 과제

SK하이닉스 노사가 두 차례의 잠정합의안 투표 끝에 올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최대 쟁점이었던 초과이익분배금(PS)의 현금 지급 비중을 당초 40%에서 50%로 높이는 선에서 노사가 절충점을 찾으면서다.

회사는 자사주 중심의 성과급 체계를 도입하려던 당초 구상에서 한 발 물러섰고, 현금 지급 원칙을 고수했던 노조 역시 100% 현금 지급을 관철하지 못했다. 두 차례 투표까지 거친 끝에 합의안이 가결됐지만, 노사 모두에게 완전한 승리보다는 절충에 가까운 '미완의 수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노조는 이날 오전 9시까지 전날부터 진행한 수정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 57.1%로 최종 가결됐다.

전체 선거인 1만6039명 가운데 1만5297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95.4%로 기록됐다. 찬성은 8731명, 반대는 6566명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올해 임단협 과정이 대체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진=AI(챗GPT) 생성SK하이닉스 올해 임단협 과정이 대체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진=AI(챗GPT) 생성

이번 합의로 최대 쟁점이었던 PS의 현금 지급 비중은 50%로 설정됐다. 나머지는 자사주로 지급하는 구조다.

표면적으로 사측은 당초 목표였던 자사주 의무 지급 조항을 성과급 체계에 새롭게 넣는 데 성공했다. 당초 회사는 현금 지급률을 낮춰 주주와 구성원 간 이해관계의 간극을 좁히고, 성과급 지급에 따른 대규모 현금 유출을 줄이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투표 과정에서 사측이 60여 차례에 걸쳐 구성원 설명회를 진행하며 조합원 설득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금 지급 비중이 절반 아래로 내려갈 경우 자사주 중심의 새로운 성과급 체계를 도입하려던 수정안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새로운 성과급 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자사주 선택권' 조항도 신설했다. 구성원이 자사주 지급을 선호할 경우 최대 100%까지 주식으로 지급받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옵션이다.

당초 회사가 기대했던 자사주 지급 비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구성원의 관심을 높여 현금 대신 주식 지급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노조 입장에서도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7월 회사가 성과급 지급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처음 제안했을 당시만 해도 내부 반발이 거셌다. 회사에 대한 비판과 함께 기존 노조의 협상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 통합노조도 등장했다. 통합노조는 SK하이닉스 내 직군과 사업장별로 나뉘어 교섭하는 노조를 하나로 통합해 교섭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통합노조가 출범하면서 가장 먼저 내건 핵심 요구는 'PS 현금 지급 원칙 절대 사수'와 '교섭 투명성 확보'였다. 회사의 성과급 체계 개편안에 대한 반발과 기존 노조의 교섭 과정에 대한 불신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통합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공식적인 교섭권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적지 않은 구성원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노조는 통합노조의 주장과 별개로 회사와의 합의점을 모색했다. 그 결과 노사는 지난달 자사주 60%, 현금 40%를 지급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되면서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결국 노사는 수정안에서 현금 지급 비중을 50%로 높였다. 이날 조합원 투표에서 수정안이 가결되면서 올해 임단협은 일단락되는 수순에 들어갔다.

다만 이번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 내부의 지형이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노조가 회사와의 합의를 통해 협상을 마무리했지만, 첫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데 이어 통합노조까지 등장하면서 향후 노조의 교섭 방향과 내부 역학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단협을 노사 양측 모두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회사 입장에서는 성과급 지급 방식에 자사주를 포함시키고 현금 유출을 줄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지만, 당초 목표했던 현금 지급 비중 축소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노조 역시 기존 현금 지급 원칙을 일정 부분 지켜냈지만, 현금 100% 지급을 관철하지는 못했다. 여기에 협상 과정에서 내부 잡음까지 불거지면서 향후 조합원 신뢰를 회복해야 할 과제도 남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주식 지급 비율을 높여 현금 유출을 막아야 했지만 다소 아쉬운 수준에 그친 상황"이라며 "연간 영업이익을 250조원이라고 가정한다면 PS 재원은 25조원 규모이고, 이 가운데 절반이 현금으로 빠져나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 역시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컸던 만큼 향후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임단협은 일단 마무리됐지만, 성과급 지급 방식의 변화가 실제 현금흐름과 구성원 보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향후 주가 흐름과 실적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동시에 통합노조의 등장으로 변화한 노조 지형이 내년 이후 교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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