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재원만 수십조원···중장기 재무건전성 우려 ↑SK하이닉스와 닮은 꼴···현금 50% 수정안 투표 돌입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OPI2)을 포함한 임직원 보상 체계를 전면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 재무건전성 문제와 더불어 제도 지속성을 따져보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N% 성과급'을 현실화한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마저 보상 체계를 매만지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월경 성과평가·보상 체계와 관련해 한 글로벌 컨설팅사에 자문을 구했다. 컨설팅사는 약 한달간 회사 재무·인사 전반을 살펴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번 컨설팅의 핵심은 성과급을 포함한 임직원 보상 체계가 회사 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따져보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 임금 협약을 통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해당 성과급은 사업 성과(영업이익 등)의 10.5%를 재원으로 한다. 부문 공통으로 재원의 40%를 분배하고 메모리 사업부가 나머지 60%를 가져가는 구조다.
협약 체결 당시만 해도 연간 실적 전망(약 300조원) 기준 연봉 1억원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특별경영성과급과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쳐 최대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수령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400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예상 지급 규모는 부쩍 늘어난 추세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 재원만 40조원 안팎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1인당 7억원 이상의 인센티브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향후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는 553조원 수준이다. 사업 성과가 늘어나는 만큼, 보상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따른 결과라지만, 회사로서는 기술·사업, 연구개발(R&D) 등 투자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수십조원에 달하는 성과급 재원은 큰 부담이다.
성과급 격차로 인한 부문 간 갈등도 골칫거리다. 임금 협약 이후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DS 부문 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화하는 추세다. DX부문은 올해 2분기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구성원들의 경우 향후 몇 년간 초과 이익 성과급(OPI)을 받지 못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또 다른 수혜자 SK하이닉스와 비슷한 흐름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9월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본급의 1000% 상한 폐지를 골자로 한 성과급 체계에 합의했다. 양측은 이 같은 내용의 협약을 향후 10년간 유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불과 1년 만에 올해 임금·단체 협상 과정에서 노조 측에 수정 제시했다. 여기에는 성과급 일부를 주식으로 의무 지급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논의 끝에 성과급 기본 지급 비율을 현금 40%, 주식 60%로 정했지만, 조합원 투표 문턱을 넘지 못하고 원점으로 돌아왔다.
SK하이닉스 노사는 현금 지급 비율을 50%까지 늘리고 구성원 선택권을 확대하기로 했다. 자사주 선택 비율을 50%에서 최대 100%까지 10% 단위로 선택하는 식이다. SK하이닉스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수정된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는 16일 오전 9시까지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에 일정 비율을 보상으로 연동하는 구조에서는 이익이 급증할수록 회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재원 규모가 커지면서 회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특히 반도체 산업은 호황기에 확보한 현금을 차세대 공정과 설비, 연구개발에 다시 투입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보상과 미래 투자 사이에서 지속 가능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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