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기술+자체 기술' 투트랙 전략 강화2029년 상용화···진입 시기 늦다는 우려도
박민우 대표가 포티투닷을 이끈 지 반년을 넘어선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사업 전략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검증된 외부 솔루션을 가져와 양산 속도를 높이면서도 자체 인공자능(AI) 개발을 추진해 자율주행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다만 일각에서는 2029년 상용화 시점을 두고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에 다소 늦다는 우려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그룹의 SDV 전환을 위한 핵심 계열사인 포티투닷을 반년 넘게 이끌고 있다. 지난해 말 송창현 전 사장이 물러난 뒤 그룹은 이듬해 1월 테슬라·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을 거친 박 대표를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로 영입했다. 2월 공식 취임한 박 대표는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 대표 합류 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조직의 운영 방식이다. 박 대표를 비롯한 그룹 주요 임원들이 AVP본부와 포티투닷의 주요 직책을 겸임하게 되면서 자율주행 연구개발의 '원팀' 체제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선행기술을 연구하는 포티투닷과 이를 양산개발로 연결하는 AVP본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시너지를 창출하려는 포석이다.
사업 측면에서는 외부 협력을 한층 구체화했다. 자체 개발에만 무게를 두기보다 엔비디아의 검증된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상용화를 앞당기려는 전략이다. 2028년 엔비디아 솔루션을 먼저 양산차에 적용하는 한편 현대차·기아와 포티투닷, 모셔널 등이 각각 사용해 온 센서 체계도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 10'을 중심으로 표준화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기술로 시간을 버는 동안 그룹은 자체 기술인 '아트리아 AI' 개발에 더 집중한다.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2++ 차량의 양산 목표 시점은 2029년 하반기로, 엔비디아 솔루션 적용 시점보다 1년이 늦다. 외부 기술을 통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여기서 확보한 실차 데이터와 양산 경험을 아트리아 AI 개발에 적용하며 완성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박민우 대표는 지난 11일 열린 '자율주행 미디어 데이'에서 "아트리아 AI의 경우 총력을 다하면 계획보다 빠르게 할 수 있지만, 서두르다 보면 오히려 어정쩡한 레벨2++를 양산할 수 있다"며 "우리만의 자체 기술인 아트리아 AI에 리소스를 집중하자는 선택과 집중의 결과가 2029년 하반기"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그룹의 자율주행 '투트랙' 전략이 한층 선명해진 모습이다. 검증된 외부 플랫폼으로 상용화 속도를 높이면서도 자체 기술로 완성도를 끌어올려,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박 대표의 리더십 아래 기술 개발에서 양산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 기술 연구개발에서도 또 한 번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그룹은 아트리아 AI 개발 과정에서 기존 엔드투엔드(E2E) 모델뿐 아니라 시각·언어·행동(VLA) 모델 개발을 병행할 예정이다. 완성도가 더 높은 E2E 모델 개발을 우선 추진하고 공통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VLA 개발을 함께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고 고객 요구에 맞춘 다양한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포부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룹의 시장 진입 시점이 늦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테슬라 FSD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가운데, 중국의 포니AI 등 다른 경쟁사들도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2029년 양산을 시작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결국 남은 기간 충분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 완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차 양산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 납득할만한 수준의 완성도와 속도를 입증하는 것이 남은 과제"라며 "상용화 전까지 주행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개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반영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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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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