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 경영협의회 관여 의혹 제기···이사회 독립성 문제 삼아태광산업 "계열사 협력 위한 기구"···허위사실 법적 대응 예고
태광산업과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그룹 경영협의회의 경영 개입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트러스톤이 이사회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주주 행동을 예고하자 태광산업은 정상적인 사업 재편을 방해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트러스톤이 근거 없는 의혹으로 회사의 경영활동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허위사실 유포와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에도 착수했다.
이번 갈등은 트러스톤이 전날 태광산업 이사회에 공개서한을 보내면서 불거졌다. 트러스톤은 지난해 추진됐다가 철회된 3186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과 기업가치 제고계획, 주주서한 회신 등에 경영협의회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주요 의사결정이 협의회에서 이뤄지고 이사회가 이를 추인했다면 이사회 독립성이 훼손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트러스톤은 과거 경영기획실의 지시와 총수 관여 정황이 인정된 김치·와인 계열사 구매 사건도 근거로 들었다. 그룹 홍보실의 공시 전 보도자료 배포로 태광산업이 한국거래소에서 벌점과 제재금을 받은 사실까지 고려하면 경영협의회와 회사의 관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태광산업은 경영협의회가 계열사 간 정보와 역량을 공유하기 위한 협의기구일 뿐 개별 회사의 의사결정을 대신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석유화학·섬유 중심의 사업구조로는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만큼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계열사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이 같은 사업 재편에는 제동을 걸면서 단기적인 주가 상승과 주주환원만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러스톤이 지난해 주가가 60만원대일 때 주당 200만원에 자기주식을 공개매수하라고 요구한 것도 시장가격의 3배가 넘는 과도한 요구였다고 지적했다.
반면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최근 20년간 평균 배당성향이 1%에 불과한 상황에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고 맞섰다. 회사가 배당금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목표 수치와 상향 폭, 시행 시점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따른 투자 손실을 회사와 경영진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트러스톤은 2021년 지분 5% 취득을 신고한 뒤 일부 주식을 처분해 올해 6월 말 기준 약 1.3%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의 공방은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트러스톤은 30일 이내에 충실한 답변이 없으면 회계장부 열람과 주주대표소송,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태광산업도 트러스톤의 주장과 행위에서 위법성이 확인되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트러스톤이 제기한 주장과 일련의 행위에 대해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며 "허위사실 유포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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