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연산 270만t 규모 '상업생산'자동차강판 180만t 현대차·기아에 공급철강부터 완성차까지 美 현지 공급망 구축
미국이 철강 관세를 50%로 끌어올리면서 자동차강판의 현지 조달이 선택이 아닌 생존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58억달러 규모의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공동 건설해 자동차강판 생산부터 완성차 조립까지 미국 안에서 끝내는 공급망을 구축하며 관세 장벽 정면 돌파에 나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포스코 루이지애나 스틸(HPLS)은 4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을 연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기공식에 참석해 양 그룹의 대미 투자를 지원한다.
양사의 공동투자를 촉발한 것은 미국의 관세 장벽이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수입 철강에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25%에서 50%로 높였다. 한국에서 생산한 자동차강판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는 관세 부담을 피하기 어려워지면서 현지 생산 필요성이 커졌다.
현대차그룹은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통해 앨라배마·조지아 완성차 공장에 공급할 자동차강판을 미국에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는 가공 중심이던 북미 사업을 철강 생산까지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의 공급망 현지화와 포스코의 북미 생산거점 확보 전략이 맞물리면서 경쟁사인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공동투자가 성사됐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26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의 핵심 사업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완성차·배터리 생산능력을 늘리는 데 이어 철강까지 현지 공급망에 편입한다. 제철소가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은 첫 북미 철강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총사업비 58억달러는 출자금 29억달러와 외부 차입금 29억달러로 조달한다. HPLS 지분은 현대제철 미국법인이 50%를 보유한다. 포스코가 20%, 현대차와 기아 미국법인이 각각 15%씩 참여한다. 그룹 기준 지분율은 현대차그룹 80%, 포스코그룹 20%다.
제철소의 연간 생산능력은 270만t이다. 2029년 1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며 이 가운데 약 180만t을 자동차강판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강판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등에 우선 공급된다. 북미 완성차 업체로 판매처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제철소에는 직접환원철(DRI)과 철스크랩을 원료로 사용하는 전기로 방식이 적용된다. HPLS는 기존 고로 방식과 비교해 탄소 배출량을 약 7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대응과 함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저탄소 강판 수요까지 겨냥한 것이다.
다만 본공사에 앞서 대기환경 허가 절차를 마쳐야 한다. 루이지애나주 환경당국은 지난 1일 제철소 대기환경 허가를 놓고 주민 공청회를 열었다. 오는 15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HPLS는 기공식과 환경허가는 별도 절차라며 관련 규정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허가 이후에는 2029년 1분기 상업생산 일정을 맞추는 것이 과제다. 완성차 업체의 품질 인증을 통과하고 전기로 자동차강판의 수율과 생산원가를 안정시키는 작업도 남아 있다. 현대차·기아 이외의 북미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도 제철소 수익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50% 철강 관세가 장기화하면 수출 중심의 공급 구조만으로 북미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현대차그룹에는 안정적인 현지 조달 기반을, 포스코에는 북미 상공정 생산 거점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로를 통해 고급 자동차강판을 대량 생산하는 만큼 초기 수율 안정화와 고객사 품질 인증, 원료·전력비를 포함한 원가 관리가 사업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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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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