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련·사천시민연대 합류KAI 노조 "경쟁구조 훼손 우려"한화 "사업 협력·수출 경쟁력 강화"
한화의 KAI 경영 참여를 둘러싼 논쟁이 공정위 심사를 앞두고 격화하고 있다. KAI 노조는 다음 달 2일 공정위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연다.
28일 KAI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9월일 오후 1시 세종시 공정위 정문 앞에서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경영 참여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조합원들은 경남 사천에서 세종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과 사천시민연대 관계자도 집회에 참석한다.
KAI 노조가 공정위를 상대로 집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지난 12일 한화의 KAI 지분 확대가 항공·우주산업의 경쟁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업결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논쟁의 배경에는 한화의 KAI 지분 확대가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KAI 지분 15.89%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지분 26.41%에 이은 2대 주주다.
한화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한화는 2대 주주로서 사업 협력과 글로벌 수출 확대 등을 위해 KAI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AI와 한화 계열사는 방산 분야에서 공급과 경쟁 관계를 동시에 맺고 있다.
KAI는 KF-21 등 완제기를 개발·생산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과 주요 구성품을 공급하고 한화시스템은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항전장비 등을 공급한다. 우주 분야에서는 일부 사업에서 양사가 경쟁한다.
KAI 노조는 이 같은 사업 관계에서 한화의 경영 참여가 확대될 경우 경쟁사업자의 정보 접근이나 조달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공급업체와 완제기 업체 간 사업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경쟁과 정보 보호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쟁 방산업체에서도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신익현 LIG D&A 대표는 최근 한화가 향후 KAI를 인수할 경우 방산업계의 독과점이 심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KAI 경영진도 한화의 향후 인수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김지홍 KAI 부사장은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에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반대 움직임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경쟁 제한 우려와는 다른 입장이다. 한화는 KAI의 완제기 개발·생산 역량과 그룹의 엔진·레이더·우주·방산 역량을 결합하면 해외 수출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2대 주주로서 사업 협력과 글로벌 수출 확대를 위한 KAI 의사결정 참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의 KAI 지분 취득은 공정위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다. 공정거래법상 상장회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하면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된다. 한화의 KAI 지분율이 15.89%에 이르면서 공정위 심사 대상이 됐다.
공정위가 살펴볼 핵심은 한화의 지분 취득과 경영 참여가 관련 시장의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다. 특히 한화 계열사와 KAI가 부품 공급과 완제기 생산에서 연결돼 있고 일부 사업에서는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이 주요 검토 사항으로 꼽힌다.
공정위는 2023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당시 함정 부품과 함정 건조 사업의 결합에 따른 가격·정보 차별과 경쟁사업자 봉쇄 가능성을 고려해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이번 KAI 지분 취득은 거래 구조와 관련 시장이 다르다. 과거 심사 결과가 이번 사안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과 현재 기업결합 심사도 구분해야 한다. KAI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이며 정부가 수출입은행 보유 지분 매각이나 KAI 민영화를 결정한 상태는 아니다.
한화는 향후 정부가 KAI 민영화를 추진할 경우 인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공정위가 심사하는 대상은 한화의 KAI 지분 취득과 이에 따른 경영 참여다.
KAI 노조는 공정위 집회를 통해 기업결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화는 사업 협력을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공정위가 양사의 사업 관계와 경영 참여가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이번 심사의 핵심 쟁점이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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