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스코, 58년 만 첫 파업 길 열렸다···노조 '9월 부분파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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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58년 만 첫 파업 길 열렸다···노조 '9월 부분파업' 예고

등록 2026.08.20 14:23

이건우

  기자

기본급 7.1% 요구 vs 사측 1.5% 제시···임단협 격차 여전파업 땐 포항·광양 일부 공정 영향 가능···수요산업도 촉각58년 무파업 기록 기로···노사 모두 협상 가능성은 열어둬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노동조합 제공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노동조합 제공

포스코 노동조합이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1968년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준법투쟁에 들어간 뒤 9월 부분파업을 예고했으나 사측과의 교섭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사측 역시 최종 조정 과정에서 기존보다 진전된 제시안을 내놓은 만큼 실제 파업 여부는 추가 협상에서 노사 간 격차를 얼마나 좁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8일 포스코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약과 관련한 3차 조정회의에서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노사는 임금 인상과 성과 보상 등을 놓고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8~9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여기에 중노위 조정 절차까지 종료되면서 파업 등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

노조는 쟁의권 확보 직후 단계적인 대응 방침을 내놨다. 포스코노조 쟁의대책위원회는 18일 '쟁의대책위 지침 6호'를 통해 우선 근무형태별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하는 준법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와 사측의 일방적인 근무시간 변경, 초과근로 이월 및 임의 근무조정을 거부하고 부분파업 대상 개소를 선정해 9월 쟁의행위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사측의 추가 제시안을 지켜보면서 교섭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해서 당장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측과의 교섭은 항상 열려 있고 회사가 교섭을 요청하면 노조도 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사 간 간극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최종 조정 과정에서 기본급 인상률을 기존 1.2%에서 1.5%로 높이고 목표 영업이익 달성 조건을 없앴다. 목표달성 격려금도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상향했다.

기본급 인상률만 놓고 보면 양측의 격차는 5.6%포인트에 달한다. 격려금도 노조는 기본급에 연동한 600%를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정액 250만원을 제시하고 있어 보상 방식 자체가 다르다.

사측은 이외에도 기존 제시안보다 조건을 높인 복지포인트 30만원 추가 지급, 근속축하금 인상, 주택 대부 기준 개선 등을 제시하며 막판 협상 여지를 넓혔다.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모두 반영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 저가 수출, 글로벌 보호무역 강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큰 폭으로 늘어날 경우 철강 본업의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노사 갈등이 주목받는 것도 철강업황이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거졌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조2590억원, 영업이익 8190억원을 기록했다. 철강부문은 판매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지만 중국발 공급과잉과 주요국 통상장벽 확대 등 대외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회사 입장에서는 업황 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정비 성격의 인건비를 큰 폭으로 늘리기 어렵다는 논리다.

실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영향은 대상 공정과 기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포항·광양제철소는 고로에서 제강·압연으로 이어지는 연속 공정인 만큼 부분파업이 곧바로 제철소 전체의 가동 중단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

다만 압연이나 물류·출하 등 특정 공정에서 쟁의행위가 장기화하면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 열연 등 일부 제품의 생산과 납기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 포스코가 자동차, 조선, 건설, 가전 등 주요 수요산업에 철강재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업 장기화 여부가 중요한 이유다.

현재 노조가 예고한 것은 전면파업이 아닌 부분파업이고 대상 공정도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생산 감소 규모를 예상하기는 이른 단계다. 노조도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부분파업 대상 개소를 선정하고 조합원 보호·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등 사전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노조 측은 자동차와 조선, 건설, 가전 등 국내외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측도 실제 파업까지 가는 상황은 피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종 조정 과정에서 제시안을 한 차례 높인 데 이어 추가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노조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2024년 임단협 당시에도 중노위 조정 중지와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추가 교섭 끝에 실제 파업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올해 역시 쟁의권 확보 이후 노사 간 자율교섭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9월 이전 합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중앙노동위원회 관계자는 "2차 조정회의 당시에는 양측 모두 교섭 의지가 있어 추가 집중교섭을 진행했지만 3차 조정회의까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며 "중노위는 조정이 종료된 이후에도 노사가 자율적인 교섭을 계속해 조기에 타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요구안과 회사 제시안의 격차가 여전히 큰 만큼 향후 추가 교섭에서 사측이 어느 수준의 개선안을 내놓고 노조가 이를 받아들일지가 창사 이후 첫 파업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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