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술도 아니고 음료도 아니다"···700억 시장 무알콜 맥주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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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아니고 음료도 아니다"···700억 시장 무알콜 맥주의 딜레마

등록 2026.08.06 13:27

선다혜

  기자

가격·포지셔닝 애매, '킬러 브랜드' 부재운전·임신 등 특정 상황 소비에 집중700억원대 시장, 전체 맥주의 2% 수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무알콜 맥주. 사진=연합뉴스.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무알콜 맥주. 사진=연합뉴스.

무알콜 맥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 맥주와 음료 사이에서 뚜렷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건강관리와 절주 수요를 바탕으로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소비가 운전이나 임신·육아 등 특정 상황에 머물면서 일상적인 음용 문화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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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무알콜 맥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일반 맥주와 음료 사이에서 뚜렷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음

건강관리와 절주 수요에 힘입어 시장 규모는 확대되고 있으나 소비는 특정 상황에 머물러 있음

숫자 읽기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2014년 81억원에서 지난해 704억원으로 약 9배 성장

2027년 시장 규모는 956억원까지 확대될 전망

전체 맥주 시장 3조1000억원 중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약 700억원대로 전체의 2% 수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약 10%로 둔화될 전망

맥락 읽기

시장 성장은 건강관리 트렌드와 절주 문화 확산,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 고조와 맞물려 있음

국내 주요 맥주회사들이 무알콜 제품군을 확대하며 경쟁 중

제조기술 발전으로 맛과 소비자 만족도 개선

주목해야 할 것

무알콜 맥주는 주로 운전, 건강관리, 임신·육아 등 특정 상황에서만 소비

일반 맥주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반복 소비되지 않아 시장 확대에 한계

가격 포지션도 애매해 음료와 맥주 모두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함

향후 전망

브랜드 충성도 낮고 대표적인 킬러 브랜드 부재

소비 상황이 일상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가 시장 성장의 분수령

업계는 새로운 음용 상황 창출과 일상적 소비로의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평가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논알코올 맥주 시장은 지난 10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시장 규모가 2014년 81억원에서 지난해 704억원으로 약 9배 확대됐으며, 2027년에는 956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무알콜 맥주 시장 성장은 건강관리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술을 완전히 끊기보다 음주량을 줄이려는 절주 문화가 확산되고 있고 음주 다음 날 숙취 부담이나 칼로리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여기에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운전 예정자들이 선택하는 음료로도 자리 잡고 있다.

이에 국내 주류업체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제로0.00'과 '테라 라이트 제로' 등을 앞세워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오비맥주는 '카스 0.0'과 '카스 레몬 스퀴즈 0.0' 등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등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일부 수입 브랜드 중심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국내 주요 맥주회사들이 대부분 무알콜 제품을 보유하면서 선택지는 크게 늘어났다. 맛 역시 초기 제품보다 일반 맥주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제조기술이 발전하면서 소비자 만족도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시장 규모 자체는 아직 제한적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맥주 시장 규모는 약 3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국내 제조사 매출이 약 2조6000억원, 롯데아사히와 하이네켄 등을 중심으로 한 수입맥주 시장이 약 4200억원 수준이다.

반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700억원대로 전체 맥주 시장의 약 2%에 불과하다.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틈새시장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더욱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20% 성장했던 시장은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약 1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 속도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소비 패턴이 꼽힌다. 일반 맥주는 식당과 술자리·가정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되지만 무알콜 맥주는 운전 전후나 건강관리, 임신·육아 등 특정 상황에서만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일반 맥주를 마시다가 필요한 상황에서만 무알콜 제품을 찾는 소비가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다.

가격 측면에서도 포지션이 애매하다. 일반 탄산음료처럼 갈증 해소를 위해 마시기에는 부담이 있고 그렇다고 일반 맥주처럼 술자리의 즐거움을 완전히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무알콜 맥주를 두고 "술도 아니고 음료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가 특정 상황에 집중되다 보니 브랜드 충성도도 높지 않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해 해외 브랜드까지 다양한 제품이 경쟁하고 있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브랜드는 아직 없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다른 제품으로 쉽게 이동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일반 맥주 시장의 '카스'나 '테라'처럼 시장을 견인하는 이른바 '킬러 브랜드'가 부재한 셈이다.

결국 무알콜 맥주 시장의 성패는 '언제 마시느냐'에 달려 있다. 운전이나 건강관리 등 특정 목적의 소비를 넘어 식사와 함께하거나 평일 저녁, 운동 후에도 자연스럽게 찾는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향후 시장 성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류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업체들이 무알코올 맥주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틈새시장에 머물러 있어 성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결국 새로운 음용 상황을 만들어 소비를 일상으로 확장할 수 있느냐가 시장 확대의 핵심이다. 일회성 대체재를 넘어 일상적으로 찾는 제품이 돼야 본격적인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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