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 교섭 끝 결렬···쟁의 찬성률 92.17%중노위 조정 중지 땐 합법적 파업권 확보장기화 시 자동차·조선·가전 공급망 부담
포스코의 '58년 무분규 신화'가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노사가 불과 6차례 교섭 만에 협상 결렬을 선언한 데 이어 쟁의행위 찬성률도 92%를 넘어서면서 1968년 창사 이후 첫 파업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자동차·조선·가전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철강재 공급에도 연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23일 사측과의 6차 본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등을 요구했고, 사측은 목표 영업이익 달성을 전제로 기본급 1.2% 인상과 격려금 200만원 등을 제시했다.
최근 3년간에도 포스코 노사는 교섭 장기화와 파업 경고를 반복했지만 막판 합의로 무분규 기록을 지켰다.
지난 2023년에는 5월 24일 상견례 이후 24차례 교섭과 쟁의 절차를 거쳐 11월 9일, 약 5개월 반 만에 타결했다.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주식 400만원, 일시금·상품권 300만원에 합의했지만 조합원 찬성률은 50.91%에 그쳤다.
지난 2024년 교섭은 6월 27일 시작해 12월 24일 끝나며 약 6개월이 걸렸다. 노조는 중노위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했고 쟁의행위 투표에서도 72.25%의 찬성을 얻었지만,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 등이 담긴 잠정합의안이 69.33% 찬성으로 통과되며 파업을 피했다.
지난해에는 5월 14일 상견례 후 19차례 본교섭과 20차례 실무교섭을 거쳐 9월 13일, 약 4개월 만에 기본급 11만원 인상과 일시금 700만원에 합의했다. 잠정합의안은 조합원 71.76%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올해는 불과 6차례 교섭 만에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행위 찬성률도 92%를 넘으면서 예년보다 노사 갈등이 빠르게 격화하고 있다.
임금과 성과 보상 간극에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의 직고용 문제까지 겹쳐 단기간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노조는 대규모 직고용이 복지와 승진, 보상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별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첫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영향은 쟁의 방식과 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단기 부분파업은 출하와 일부 압연 공정에 제한적인 차질을 줄 수 있지만, 장기화하거나 참여 범위가 확대되면 자동차·조선·가전 등에 공급하는 철강재 생산과 납기에 부담이 번질 수 있다. 제철소는 공정이 연속적으로 연결돼 있어 한 공정의 차질이 후속 공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파업이 목적이 아니라 최후의 수단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과거 교섭도 쟁의권 확보나 파업 경고 이후 막판에 타결된 만큼, 중노위 조정과 추가 교섭이 실제 첫 파업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조합원과 지역사회에만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포스코홀딩스와 주주에게는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 임대료 등의 명목으로 수천억원을 지출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경영 행태를 더는 납득하기 어려우며, 교섭 결렬과 조정 절차 돌입의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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