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시설 현대화·숙련 인력 확보 과제특수선·중형선은 영도, 대형선은 군산조선소 담당함정 정비사업까지 진출···사업 다각화 움직임
HJ중공업이 대형 상선 시장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대주주인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부산 영도조선소와 군산조선소를 축으로 한 이원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중형 선박과 특수선에 강했던 HJ중공업이 초대형 상선까지 생산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된 것이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J중공업 최대주주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설립한 제이오션중공업은 지난달 26일 HD현대중공업과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 및 사업협력 본계약을 체결했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연말까지 인수를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설비 보강과 시운전을 거쳐 본격적인 선박 건조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인수의 가장 큰 의미는 생산능력 확대다. 부산 영도조선소는 약 26만㎡ 부지와 300m급 독을 갖춰 중형 컨테이너선과 해군·해경 특수선 건조에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초대형 상선을 건조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했다. 연간 상선 건조 능력도 6~7척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군산조선소는 180만㎡ 부지와 700m급 독, 1650톤 골리앗 크레인, 1.4㎞ 안벽을 갖춘 국내 최대급 조선소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대형 컨테이너선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영도조선소가 특수선과 중형 상선을, 군산조선소가 대형 상선을 맡는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HJ중공업도 그동안 생산시설 한계로 적극 공략하지 못했던 대형 상선 시장까지 수주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제이오션중공업은 군산조선소 인수 발표 직후 오세아니아 선주사와 11만4000톤급 원유·석유제품운반선 4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해당 선박은 HJ중공업이 개발한 선형이 적용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군산조선소의 생산능력과 HJ중공업의 설계 경쟁력이 결합하면서 대형 상선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군산조선소는 2017년 이후 완성선 건조를 중단하고 블록 생산만 이어온 만큼 숙련 인력 확보와 설비 현대화가 필요하다. 당분간은 기술 난도가 높은 선종보다 대형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군산조선소 활용 범위는 상선을 넘어 방산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HJ중공업은 올해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진출했다. 장기적으로 군산조선소가 미 해군 MRO와 군함 건조를 위한 생산 거점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 군산조선소가 완성선 생산기지로 재가동되면 고용은 물론 기자재·철강·물류 등 연관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간 침체했던 군산 조선산업 생태계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이오션중공업 관계자는 "군산조선소를 안정적으로 정상화해 신규 수주와 생산이 차질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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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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