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익 10조8000억원 '반기 최대'···연간 20조원 눈앞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0.9%'···건전성 악화 '부메랑' 우려환율 1550원 돌파에 경고등···장기적인 '성장 정체' 과제로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상반기 또 한 번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예고하고 나섰다. 은행의 견조한 이자이익과 증시 호황에 따른 비이자이익의 동반 성장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화려한 성적표 이면의 기류는 어느 때보다 무겁다. 사상 초유의 1550원 선 고환율 장기화로 자본적정성 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데다가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를 피해 경쟁적으로 늘려온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부상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선 '상고하저(上高下低)'로 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풍기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5조5661억원으로 집계된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0조894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5% 늘어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금융지주별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는 KB금융 3조6346억원, 신한금융 3조1717억원, 하나금융 2조4596억원, 우리금융 1조5269억원이다. 올해 1분기 역성장한 우리금융을 제외하고는 모두 반기 기준 역대급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
이는 은행의 견조한 이자이익과 증권사의 비이자이익 성장이 맞물린 결과로, 연간 실적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은행권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가 높아진 데다가, 증시 호황과 투자심리 개선으로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도 커지고 있다.
올해 KB금융의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6조4391억원으로 '리딩금융'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뒤를 신한금융 5조6541억원, 하나금융 4조4733억원, 우리금융 3조2524억원 등으로 이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4대 금융의 순이익은 19조8189억원 수준으로 '20조원'에 근접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로 쏠리고 있다. 역대급 실적의 이면에 '성장률 정체'라는 구조적인 장기 위협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만큼 부실 및 연체율 증가라는 고차원적인 과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자영업자와 취약차주의 금융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부실채권(NPL)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향후 금융지주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반기에는 이 건전성 관리 역량에 따라 '리딩금융'의 자리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4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1%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대비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0.04%p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 속에서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권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새로운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0%로 전월 말보다 0.09%p 상승하면서 전체 연체율을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당국의 압박과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기업대출에 경쟁적으로 자금을 쏟아부었으나, 기초체력이 둔화된 중소기업들이 누적된 금융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해, 그 부담이 고스란히 연체율 상승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달러 환율도 금융지주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5일 이후 줄곧 1500원선을 웃돌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1558원까지 치솟으면서 156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화환산손실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해외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 결과적으로 금융지주들이 쌓아둘 수 있는 자본 여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특히 가뜩이나 힘든 은행권의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나며, 보통주자본(CET1) 비율의 분모에 해당하는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는 구조다.
이미 올해 초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은행의 자본적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환율 효과가 지난해 3분기 이후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은행 지표에도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원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향후 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 자체는 다소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로 이달 예정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의 공통적인 화두는 '고환율 대응'으로, 금융지주 차원에서 고환율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환율은 대출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우량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시나리오별 비상경영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상반기 호실적에 안주하기보다 하반기 역성장 가능성에 대비해 자산의 질적 관리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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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ddang@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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