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 경상수지 흑자 누적···원화 가치 상승 기대7월 SK하이닉스 300억 달러 출회···1400원대 하락 관측
원·달러 환율이 1550원 선을 목전에 두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환시장에서는 연말로 갈수록 오름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누적과 대규모 달러 물량 공급 등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들이 뚜렷해지면서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10.7원 내린 1532.0원에 마감했다. 다만 개장 기준 환율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540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550원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전고점인 1560원 수준까지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후 연말로 갈수록 환율이 과도하게 높아졌다는 인식과 함께 하락을 점치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단연 수출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통상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 공급을 증가시켜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이 된다. 대외적 악재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어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오는 7월 서울 외환시장에 쏟아질 대형 달러 유입 전망이 환율 하락 전망에 불을 지피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으로 인해 무려 300억 달러(약 45조4500억 원) 규모의 막대한 달러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처럼 단기간에 쏟아지는 대규모 달러 매물은 수급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을 강하게 끌어내리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금 납입일인 다음 달 14일에 조달 자금이 입금될 예정이지만 실제 환전 물량은 7월 초부터 선제적으로 시장에 출회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 환전 규모는 10억 달러 안팎으로, 약 20~30영업일에 걸쳐 분할 매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환시장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난다. 막대한 달러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전부터 환율 하락을 선반영한 선제적 달러 매도(숏) 베팅이 쌓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로 인해 현재 1500원대 중반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점차 방향을 틀어 1400원대 중후반까지 고점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해외 투자은행들의 평균 환율 전망은 여전히 1400원대에 형성돼 있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과 외국인 리밸런싱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경상수지 흑자가 이를 상쇄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환율이 1480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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