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 속에서도 제한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확대되고 있지만, 현물 ETF 자금 유출과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이 상승세를 제약하는 모습이다.
23일 해외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만50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는 미국 부통령 JD 밴스가 스위스에서 진행 중인 이란 대표단과의 협상이 "고무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도 정상적으로 개방돼 있다고 언급한 이후 나타난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일부 회복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7.50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며 지난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강세 기대가 감지되고 있다.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의 연간 펀딩비율은 7%까지 상승하며 약 3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여전히 중립 범위로 평가되지만, 레버리지 매수 포지션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위험 회피 성향이 나타났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인공지능(AI) 관련 종목 약세 영향으로 1% 하락했다. 또한 투자자들은 풋옵션 수요를 크게 늘리며 주가 하락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기업 차원에서는 스트래티지(Strategy)의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도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보유 전략으로 유명한 이 회사의 주가는 보유 비트코인 가치 대비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향후 자산 매각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이 추가 현금 확보 계획을 공개하면서 관련 우려는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물 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일부 회복됐다. 주요 거래소 주문장에서 매수 주문 규모가 매도 주문을 웃돌며 주말 동안 나타났던 약세 흐름이 반전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6만5000달러선을 유지하지 못하더라도 이를 즉각적인 약세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단기 상승 전망에는 여전히 제약 요인이 존재한다. 금 가격이 하락하고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이 현금 비중 확대에 나서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인글라스(CoinGlass)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2억2800만 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했으며, 자금 유출 흐름은 6주 연속 이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파생상품 시장의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현물 ETF 수요 회복이 확인되지 않는 한 비트코인의 단기적인 7만달러 돌파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 리스크 완화와 유가 하락이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현금 선호 현상과 기관 자금 이탈이 당분간 시장의 부담으로 남을 전망이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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