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문 체제서 3부문 체제로 전환···사업별 권한·책임 명확화수출 계약·품질·금융 조달 리스크까지 이사회 관리 범위 확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김종출 대표 체제에서 부문별 책임경영 강화에 나섰다. 대표이사 중심으로 몰렸던 의사결정 부담을 개발, 생산·구매, 수출·사업관리 등 각 부문으로 나누어 사업별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정권 교체 시기마다 대표 교체 흐름이 반복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데다 최근에도 장기간 수장 공백을 겪은 만큼, 이번 조직개편은 경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지난 1일 기존 5부문 1원 4본부 3센터 5태스크포스(TF) 체제를 3부문 1원 13본부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의 핵심은 주요 기능을 부문별로 재배치해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하는 데 있다. 대표이사 중심으로 움직이던 사업 관리 기능을 실행 조직으로 나눠 의사결정 속도와 책임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번 개편은 KAI가 추진하는 사업이 늘어난 상황과 맞물려 있다. KAI는 KF-21 양산, FA-50 수출 확대, 수리온 계열 사업, 위성·무인기 등 여러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방산·항공우주 사업은 개발부터 양산, 납품, 후속 군수지원까지 이어지는 기간이 길어 부문 간 조율이 중요하다.
기존 체제에서는 개발, 생산, 사업관리, 수출, 미래사업 기능이 여러 조직에 나뉘어 있어 일부 기능이 중첩되고 책임 주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업 규모와 수출 비중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이런 구조가 일정 관리와 품질 대응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출 체제의 조직개편은 이 같은 한계를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개발 부문은 항공기와 미래 전투체계 개발을 맡고, 생산·구매 부문은 양산과 원가 관리, 납기 대응을 담당한다. 수출·사업관리 부문은 해외 계약, 사업 일정, 후속지원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각 부문이 맡은 사업의 성과와 리스크를 직접 관리하도록 해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개편은 KAI의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KAI는 과거 대표 선임과 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됐고, 최근에도 약 8개월간 수장 공백을 겪었다. 주요 수출 사업과 미래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표이사에게 의사결정이 집중되는 구조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번 조직개편은 이 같은 부담을 각 부문으로 나누고, 이사회 차원의 점검 기능을 강화하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현재 KAI 이사회에는 김종출 대표이사뿐 아니라 개발과 생산 축을 맡는 사내이사들이 함께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KF-21, FA-50, 수리온, 위성·무인기 사업의 일정과 품질, 수익성 문제가 이사회 차원에서 다뤄질 여지도 커졌다. 조직개편으로 각 부문장의 책임이 커진 만큼, 이사회가 이를 점검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사외이사진 구성도 주목할 부분이다. KAI 사외이사에는 방위사업청 법무, 항공우주, 수출금융·경제협력, 경영·거버넌스 분야에 경험을 가진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KAI가 항공기 개발·생산 기업을 넘어 방산 수출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계약 리스크, 납기, 품질, 금융 조달, 후속 군수지원 등을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과 맞닿아 있다.
관건은 조직개편 이후 실제 의사결정 속도와 사업 관리 능력이 개선되는지 여부다. FA-50 수출 사업은 납기와 후속지원이 중요하고, KF-21은 양산과 추가 개발 일정이 맞물려 있다. 수리온 계열 사업은 안정적인 군수지원과 성능개량이 필요하다. 위성·무인기 사업은 기존 항공기 사업과 다른 기술·시장 논리가 적용된다.
부문별 책임경영이 효과를 내려면 각 조직에 실질적인 권한과 평가 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김종출호 KAI가 대표이사 의존 구조를 줄이고 각 부문이 책임 있게 움직이는 체계를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이번 개편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KAI 관계자는 "앞으로의 무기체계는 유무인 복합체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고, 여기에는 고정익과 회전익, 무인기, 위성 등이 함께 들어갈 수 있다"며 "이번 조직개편도 이런 미래 전장 체계에 대비해 사업을 보다 유기적으로 묶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문별 협업 구조를 강화하고 정보 교류를 넓혀 회사 전체 목표에 따라 각 사업의 연계성과 실행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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