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재무개선 속도낸 SK에너지···환율이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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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개선 속도낸 SK에너지···환율이 발목 잡나

등록 2026.06.10 17:46

이건우

  기자

매입채무·운전자본 부담 재부상 가능성재고평가이익 축소, 현금흐름 압박 우려정부 손실보전 정산 지연 리스크도 겹쳐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SK에너지가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을 낮추며 재무지표를 개선하고 있지만, 고환율이란 변수를 만났다. 매입 채무와 운전자본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이익 축소, 정부 손실보전 정산 지연이 겹칠 경우 현금흐름을 다시 압박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023년 말 312%에서 2024년 말 307.2%, 2025년 말 250.3%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11조7483억원으로 2024년 말 13조752억원보다 줄었고,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4조2564억원에서 4조6945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는 줄고 자본은 늘면서 부채비율이 낮아진 것이다.

또한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SK에너지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3년 말 3조3809억원에서 2024년 말 2조7253억원, 2025년 1분기 말 2조6621억원으로 감소하며 차입금 부담도 완화되고 있다.

다만 부채비율과 차입금 하락만으로 SK에너지의 재무 부담이 해소된 상태로 보기는 어렵다. 정유사는 원유를 먼저 들여와 정제한 뒤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유 구매 과정에서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 크게 발생한다. SK에너지는 은행 차입은 줄였지만 원유 구매대금과 결제 관련 영업부채는 재무구조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원유 조달 규모가 큰 SK에너지는 환율 변화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다. 수출 매출이 일부 환율 부담을 상쇄할 수는 있지만 내수 판매와 가격 규제가 맞물릴 경우에는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렵다.

부채비율은 낮아졌지만, 15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 국면에서는 원유 결제와 재고 확보에 필요한 자금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유가 흐름도 추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고유가와 정제마진 개선이 회사의 실적을 떠받쳤다. SK이노베이션 실적 발표에 따르면 SK에너지는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1조2832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1조5억원 늘어난 규모로 회사는 중동 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재고 관련 이익 7800억원과 유가 래깅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재고평가이익은 유가가 오를 때 보유 재고 가치가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성격이 강하다. 반대로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이익은 줄거나 재고손실로 바뀔 수 있다. 이 경우 원유 구매 과정에서 생긴 매입채무와 미지급금 부담은 그대로 남지만, 실적을 떠받치던 재고 효과는 약해진다. 차입금 부담이 줄었더라도 유가 흐름에 따라 현금흐름 압박이 다시 커질 수 있는 이유다.

또한 정부가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 손실보전 정산 절차도 이제 본격화되고 있는 단계라는 점에서 현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종별 원가 산정 방식과 손실 인정 범위를 두고 정부와 업계 간 이견이 남아 있는 만큼, 정산이 늦어질 경우 원유 구매대금과 재고 확보에 필요한 자금을 정유사가 먼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는 원유를 달러로 외상 매입하는 구조라 환율이 오르면 달러로 잡힌 외상값이 원화 기준으로 늘어난다"며 "제품을 수출해 달러를 벌어들이면 일부 상쇄되기는 하지만, 원유를 사오는 시점과 제품 판매대금이 들어오는 시점 사이에 차이가 있어 환율이 급등할 때는 운전자본 압박이 먼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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