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은 '전략적 인내'"···중동 사태 장기화 땐 인상 시사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엔 '일축'···외환시장 왝더독 현상은 '경계'미래 디지털 화폐 생태계 청사진···신상 문제 관련해선 "송구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한 정책 검증과 더불어 개인 신상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함께 진행됐다. 신 후보자 앞으로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물가 안정과 성장'이라는 무거운 숙제가 놓여 있다. 한편 자신을 둘러싼 각종 신상 문제 논란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중동 사태 향방이 금리 결정 좌우···장기화 시 통화정책 대응 불가피"
15일 신 후보자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기준금리 동결 기조와 관련해 "금리를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서 수동적인 행위라고 간주할 수는 없다"며 "물가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 속에 오히려 '전략적 인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 2.5% 수준의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은 중동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고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가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어느 한 방향으로 움직이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중동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신 후보자는 "유가 상승이 일시적 공급 충격에 그치면 기준금리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도 "충격이 오래 지속돼 기대인플레이션과 근원물가를 밀어 올리고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확산되면 통화정책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낮아···'환율 왝더독' 현상 경계"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물가보다 성장을 약하게 보는 것 같다"는 지적에 신 후보자는 "(성장을) 약하게 보는 것이 아니다"라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의 토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비교적 적은 편인 것 같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오는 현상인데 성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 되기 위해선 마이너스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환율 변동성과 관련해서는 "최근 몇 개월간 원·달러 환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장부 외 파생상품을 통한 거래가 많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왝더독)'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진단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필요성을 시사했다.
자신을 향한 '실용적 매파'라는 시장의 평가에 대해서는 "매파와 비둘기파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 통화 정책에 시험이 오고 있으며 중동 사태가 조기에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 압력은 계속 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환 24시간 개장·CBDC 선도···미래 통화 생태계 청사진 밝혀
신 후보자는 미래 통화 생태계 구축과 원화 위상 제고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원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외환시장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외환 거래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화폐 생태계 조성에 대해서는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토큰의 활용도를 높이고 국가 간 지급 플랫폼 연계를 위한 '아고라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스테이블코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이 통화 생태계 내에서 각각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이 CBDC와 경쟁적·보완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체성·도덕성 관련 '송곳 검증' 이어져···"대단히 송구, 고의적 행위 없어"
한편 청문회에서는 신 후보자의 신상 문제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특히 신 후보자 일가가 신고한 재산 중 금융자산 대부분이 외화자산인 점, 배우자는 미국 국적, 두 자녀는 영국 국적인 점 등을 두고 한은 총재로서의 정체성 논란이 일었다. 아울러 장녀의 허위 전입신고 의혹, 고려대 편입학 논란 등에 대한 송곳 검증도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신 후보자는 "신상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송구하다"며 "제가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행정 처리를 못 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제 신상에 관해 국민 시선이 그렇게 달갑지 않은 것은 이미 알고 있다"며 "어떤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신 후보자는 또 "앞으로 (총재로) 취임하면 지금 나와 있는 모든 문제를 신속히 처리하고 한국 경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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