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번 돈 다 쏟아붓는다"···기아 향한 정의선의 49조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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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돈 다 쏟아붓는다"···기아 향한 정의선의 49조 베팅

등록 2026.04.10 17:59

황예인

  기자

기아, 2030년까지 '49조' 투자 단행1년간 9~10조원 수준 투자하는 셈특히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에 집중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아에 '49조 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매년 약 10조 원을 로봇·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에 쏟아붓는 셈으로, 기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베팅이다. 기아를 단순 자동차 제조사에서 '지능형 모빌리티 기업'으로 체질 개선하고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틀어쥐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전날 '2026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5개년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판매 목표는 당초 계획보다 6만대 줄어든 413만대지만 시장 점유율은 4.5%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 맞춤형 전략을 통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투자 규모다. 기아는 5년간 무려 49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종전 계획보다 7조원 늘어난 것으로 그간 회사가 제시한 5개년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 중 21조원은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부터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투입된다.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기아는 매년 약 9~10조원을 사업 전반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이 규모는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으로 1년간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다시 사업에 투자하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회사의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전략에 맞춰 투자의 한 축인 연구개발(R&D) 비용도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간 회사의 R&D 비용은 ▲ 2021년 1조8719억원 ▲2022년 2조1630억원 ▲2023년 2조6092억원 ▲2024년 3조2473억원 ▲2025년 3조7124억원으로 증가했다. 4년 전과 비교하면 약 두 배 수준 늘어난 셈이다.

시장에서는 기아의 견조한 수익성과 재무 체력을 감안할 때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114조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올해부터 점진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란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약 14조원에 달하는 만큼 투자 확대에 힘을 보탤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기아의 대규모 투자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재 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주도로 자동차 제조를 넘어 지능형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이 같은 방향성에 발맞춰 기아는 목적기반차량(PBV)에 로봇을 결합한 물류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2029년 하반기에는 조지아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할 구상이다.

향후 외부 협력에도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과 기술 교류를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 파트너십을 확대해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기아는 2029년 초 고속도로와 도심에서 작동 가능한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투자 확대와 함께 실적 청사진도 제시했다. 2030년까지 매출 170조원, 영업이익 17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기아의 실적(매출 141조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을 기준으로 5년 내에 매출 29조원, 영업이익 8조원을 추가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영업이익 17조원은 같은 계열인 현대차도 아직 도달하지 못한 성적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5년간 이뤄온 성과를 바탕으로 EV, HEV,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분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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