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멈춰선 제4인뱅, '포용금융'으로 재점화···'네 번째' 아닌 '전혀 다른' 은행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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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제4인뱅, '포용금융'으로 재점화···'네 번째' 아닌 '전혀 다른' 은행에 주목

등록 2026.04.06 13:23

김다정

  기자

가계대출에 쏠린 기존 인뱅 한계···개인사업자 대출 비중 7% 불과"경쟁자 추가 의미없어"···포용금융과 수익성·건전성 사이 딜레마

좌장을 맡은 김재구 명지대학교 교수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좌장을 맡은 김재구 명지대학교 교수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단순한 숫자 늘리기가 아닌, 금융 시스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합니다."

멈춰섰던 제4인터넷전문은행(이하 제4인뱅) 설립 논의가 재점화됐다. 지난해 예비인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동력을 잃었던 제4인뱅 재추진은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 속에서 '왜'가 아닌 '어떻게' 설립되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중단된 제4 인터넷뱅크, 재추진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금융당국과 학계·산업계 전문가들은 '소상공인 금융 공급 해소' 측면에서의 제4인뱅의 설립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동안 중단됐던 정책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가동 국면에 돌입한 상황에서 '단순히 새로운 은행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을 넘어 분명한 목적과 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무늬만 인뱅은 그만"···가계대출 쏠림 속 '메기효과' 실종


지난해 예비인가 전원 탈락 이후 사실상 멈췄던 제4인뱅 설립 논의는 이날 취약차주와 소상공인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 수단으로 '재조명'됐다. 기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뱅 3사에 기대했던 '메기효과'가 미흡한 상황에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제에 나선 송민택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존 인뱅과 시중은행의 차별성이 희석되고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송민택 교수는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는 정책 영향 중심으로 이뤄져 실질적인 경쟁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가계대출과 이자수익 중심의 사업구조로 시중은행과 차별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인뱅 3사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년 대비 42.6% 증가했으나, 총 규모는 7조원 수준이다. 인뱅 3사 총여신 약 80조원 중 7%에 불과해 가계대출 중심의 대출 구조가 뚜렷하다. 그러는 사이 소상공인은 제2금융권 등 고금리 금융권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 소상공인 특화 전문은행의 도입 필요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참석한 패널들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금융사각지대를 메우는 조건으로 제4인뱅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는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기존 시중은행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또 다른 인뱅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도현명 임패트스퀘어 대표는 "새로운 은행 인가라는 기회가 단순한 새로운 경쟁자 추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인뱅 제도가 처음 출범할 당시의 핵심 목표였던 '기존에 자금이 공급되지 않던 곳으로의 자본공급'이라는 철학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민택 한양대학교 교수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성과와 평가 및 제4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진행절차 평가를 중심으로'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송민택 한양대학교 교수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성과와 평가 및 제4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진행절차 평가를 중심으로'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혁신성만큼 자본 안정성 중요" 공감대 속 신중론도


다만 신중한 접근 속에서 제4인뱅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혁신적인 '포용금융' 비전과 경기 침체기를 버텨낼 수 있는 튼튼한 '자본력'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4인뱅은 중금리대환 등 사각지대를 메우는 조건으로만 어느정도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불특정 다수의 예금을 수취하는 제4인뱅에 고위험 모험자본 공급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은행업의 본질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원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제4인뱅 재추진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뱅킹비지니스 관점에서 어떻게 대출영업에 필요한 수신을 확보할 수 있는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중저신용자를 주 타깃으로 대출영업을 시작할 경우, 대출부실의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위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전제조건의 충족 여부를 충분히 검토한 후 설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금융당국 "혁신도 좋지만 리스크 대비가 우선" 철저한 검증 기조 유지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존 인뱅 인가 논의는 수익성·시장 관점에 집중하느라 소상공인 금융 공급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17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제4인뱅 예비인가를 신청했던 소소뱅크, 한국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 등 4개 컨소시엄에 대해 자본 조달 능력과 영업 안정성 미흡을 이유로 전원 '불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송민택 교수는 "제4인뱅 재추진의 핵심은 인가 여부가 아니라 조건과 구조 설계"라며 ▲자본기준 구체화 ▲유연한 자본확충 ▲소호 특화 모델 의무화 ▲단계적 인가제 등 인가추진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제4인뱅이 출범 이후 '소상공인 특화'라는 본연의 역할을 잃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여은정 교수도 "현행 인가 기준은 초기 법정자본금과 전통적 은행업 기준에 치우쳐 있어 혁신 모델을 평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기술적 타당성과 단계적 자본 확충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도록 인가제도를 유연하게 혁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동감했다.

이어 "소호 특화 대출 의무화나 가계대출 취급 비율 제한 등과 같은 구조적 안정장치를 인가 조건에 명시한 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제4인뱅의 효과와 리스크를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종진 금융감독원 은행총괄팀장은 "제4인뱅 인가는 해야 하냐, 말아야 하냐의 문제라기보다 금융 산업에 어떤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지, 또 그에 따른 어떤 리스크를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지 철저하게 검증하고 신중히 고려해서 추진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신청인들이 인가를 받지 못했던 이유는 사업계획이 혁신적이지 못했다기보다, 초기 자본 안전성이나 건전성 측면 리스크 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성빈 금융위원회 은행과 사무관도 "제4인뱅 검토에 있어서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자금공급 상황과 적합한 사업자가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지, 현재 금융 시장의 경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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