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도···주주환원 전략은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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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의무화에도···주주환원 전략은 '온도차'

등록 2026.03.30 18:19

문혜진

  기자

상법 개정됐지만 '보유·활용' 병행증권사별 대응 갈려···국민연금 반대도지배구조 변수로 부상···공시 강화 전망

[DB 여의도 증권가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여의도 증권가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증권사들이 '슈퍼 주총 위크'를 마무리한 가운데 자사주를 둘러싼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됐지만 일부는 보유·처분을 병행하며 여지를 열어두는 모습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순이익은 9조645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환원 여력도 확대됐다. 그러나 몇몇 증권사는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면서도 상당 부분은 임직원 보상이나 전략적 목적에 따라 용도별로 운용했다. 소각 자체는 실현했지만, 동시에 추후 활용 가능한 자산은 남겨두는 흐름이다.

증권사별 대응이 갈리는 배경에는 상법 개정 이후 도입된 '예외적 보유·처분'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개정 상법은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일정 기간 내 소각하도록 하되, 임직원 보상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수립해 주주총회 승인을 받으면 활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일부 자사주를 남길 수 있는 선택지를 갖게 됐다.

실제 주총에서는 해당 계획이 그대로 반영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전략적 제휴, 시설투자 등 경영상 목적이 있을 경우 특정인에게 자사주를 처분할 수 있도록 정관을 손봤다. 대신증권도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안건을 통과시켰다. 국민연금은 두 회사 안건 모두 일반주주에게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며 반대했지만, 안건은 가결됐다.

SK증권은 자사주 활용 의도를 더 분명하게 드러냈다. 회사는 3월 초 1000만주를 소각했지만, 주총에서는 남은 4868만주를 임직원 보상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안건을 통과시켰다. 잔여 자사주 비중이 발행주식총수의 10.44%에 이르는 만큼, 임직원 보상으로 지급된 주식이 매각될 경우 시장에 유통 물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아직 자사주 관련 세부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증권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부국증권이 기존 40%를 웃돌던 자사주 가운데 보통주 35.98%, 우선주 1.21%를 소각하며 구조를 정리한 반면, 자사주 51.23%를 보유한 신영증권은 6월 주주총회에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상정을 예고했으나 구체적인 처리 방안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앞으로는 매년 주주총회 승인과 공시를 통해 실제 활용 내역을 공개해야 하는 구조로 전환된다. 금융당국이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과 이행 현황을 보다 상세히 공시하도록 하는 후속 규정 마련에 나서면서 기업의 자사주 운용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은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한 자사주 보유 및 처분을 정관에 예외 사유를 신설해 소각 회피 근거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표면적으로는 보상이나 공익 목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배주주의 우호 지분으로 고착화될 가능성도 있어 주총에서 이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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