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인재를 잘 육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육성한 인재가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로 가는 것을 막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요. 우리나라는 인재 유출을 잘 막아내고 있을까요?
미국 정부는 타국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EB-1·2 취업비자를 발급합니다. EB-1·2 비자는 석·박사와 C레벨(경영진급) 등 고숙련·고학력 인재에게 발급하는 영주권입니다. 본인 외에 가족에게도 영주권이 주어집니다.
미국은 지난해에만 전 세계 11만4130명에게 EB-1·2 비자를 발급했는데요. 각국의 인재들은 얼마나 미국으로 향했을까요?
전 세계에서 미국의 EB-1·2 비자를 가장 많이 발급받은 나라는 인도입니다. 2만905명의 인도 인재가 미국행을 선택했습니다. 이어 중국과 브라질이 각각 1만3378명, 1만1751명으로 2위와 3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네 번째로 미국으로 향한 인재가 많은 나라로 꼽혔습니다. 한국인 5684명이 지난해 미국의 EB-1·2 비자를 발급받았지요. 일본의 EB-1·2 비자 발급수는 한국의 20%도 안 되는 1066명에 불과했습니다.
절대적인 EB-1·2 비자 발급수에서는 한국이 4위였지만 인구수를 반영하면 압도적으로 인재 유출이 많았는데요.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었을까요?
EB-1·2 비자 발급수를 인구 10만명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한국이 10.98명으로 세계에서 인재 유출이 가장 많았습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전 세계에서 EB-1·2 비자 발급이 가장 많았던 인도의 경우 인구 10만명 기준 환산 시 1.44명, 두 번째로 많았던 중국은 0.94명, 일본은 0.86명입니다.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인재유출이 이들 국가보다 10배 가까이 또는 그 이상 많은 상황이지요.
미국으로의 인재 유출을 알아봤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인재가 유출되는 만큼 해외에서 유입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수천 명의 인재가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지만, 미국의 EB-1 비자와 비슷한 F5-11 비자를 발급받아 우리나라로 들어온 인재는 올해 9월 기준 단 188명. EB-2 비자와 비슷하게 첨단분야 박사에게 발급하는 F5-9 비자의 연간 발급수도 수십 명에 불과한 상황.
해가 지날수록 인재 유출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재들이 계속 빠져나가면 우리나라는 미래 산업에서 뒤처질 수도 있습니다.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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