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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자본잠식' 빠진 발란, 계속된 잡음에 '진퇴양난'

유통·바이오 패션·뷰티

'자본잠식' 빠진 발란, 계속된 잡음에 '진퇴양난'

등록 2024.10.07 15:46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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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개선 발목···누적된 적자에 재무구조 빨간불'불법 크롤링' 의혹···소비자 신뢰도 하락 우려 제기"입점 업체 서면 동의···제한적으로 이뤄진 서비스"

사진=발란 제공사진=발란 제공

국내 명품 플랫폼 업체 발란이 불확실한 투자 유치와 불법 크롤링(소프트웨어가 웹 내 유용한 정보를 특정 데이터베이스로 수집하는 작업) 등 연일 이어지는 잡음으로 진퇴양난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과 추가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야 하는 발란이 계속해서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향후 사업에 대한 지속 가능성마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최근 필웨이 홈페이지에서 데이터를 무단으로 복제한 뒤 자사 사이트에 불러오는 크롤링 행위를 지속 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중고 명품 비즈니스 사업인 '프리 러브드'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부 입점 판매자들이 매출 효율 확인과 편의를 위해 필웨이에 올린 상품의 등록 대행을 발란 측에 요청하면서다.

발란은 이에 대해 판매자로부터 서면 동의를 받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입점 업체들과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론칭 초기에는 제품 구색이 부족해 고객들이 느끼는 플랫폼 활용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어 다른 플랫폼을 쉽게 '패스트 팔로워(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전략)'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크롤링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의뢰받은 셀러 상품만 등록했다고 하는 발란의 주장과 달리 필웨이는 수십만건이 그대로 크롤링 됐다고 하는 상황인 터라 발란이 내놓은 입장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발란 관계자는 "판매자가 타 플랫폼에 등록한 상품에 대한 동의를 기반으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필웨이에 대한 불특정 데이터를 무차별로 추출한 크롤링을 수년간 지속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작업은 2개월 전부터 논의해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발란이 올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선 7월에는 발란이 중국 알리바바와 포이즌, 일본 조조타운은 물론 글로벌 커머스 3~4개사에서 투자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지만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발란 측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커머스 업체들이 먼저 투자를 제안해 왔으나 글로벌 1~2위 명품 플랫폼들의 셧다운 등 업계 침체로 논의가 지연됐고 올해에 들어서면서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는 등 글로벌 플랫폼들의 투자 적기 판단으로 발란에 투자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투자 규모가 될 것이란 발란의 전망과 달리 이들 업체 사이에서 발란과의 유의미한 투자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내용이 수면 위로 다시금 떠올랐다.

무엇보다 이러한 논란은 향후 발란의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현재 발란은 수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물론 누적된 영업손실로 재무구조마저 악화된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발란의 적자는 700억원이 넘는다. 세부적으로 보면 발란의 영업손실은 2020년 64억원, 2021년 186억원, 2022년 374억원, 지난해 100억원 등이다.

커진 영업손실 규모로 미처리결손금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발란은 결국 지난해 자본 잠식에 빠지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발란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77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미처리결손금은 18.6%(662억원) 늘어난 78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사태가 전반적인 명품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플랫폼이 망하면 셀러 줄도산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고 셀러들의 보유 재고를 헐값에 팔기 위해 내놓는 과정에서 가품이 흘러 들어갈 확률도 높아진다"며 "가뜩이나 높지 않은 명품 플랫폼 업계의 신뢰도가 자칫 더 떨어질 수 있어 이 부분을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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