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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현동식 한투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 "고평가 인도 시장? 오히려 투자 기회"

증권 투자전략 스톡&피플

현동식 한투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 "고평가 인도 시장? 오히려 투자 기회"

등록 2024.09.23 07:00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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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 액티브 인도 ETF 2종 아시아 최초 출시배재규 사장 혜안·현 본부장 중국 경험 접목해'가전·車·헬스케어·대기업' 인도 유망 종목 선정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이 지난 13일 한투운용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이 지난 13일 한투운용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고평가에 대한 우려가 없었던 시기가 있었을까요? 중요한 것은 '성장의 차이'라고 봅니다. 인도 시장에 대한 고평가는 투자 기간이 긴 투자자에게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상무)은 최근 서울 여의도 한투운용 본사에서 진행된 뉴스웨이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증시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하나증권이 각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를 통해 PER(주가수익비율)을 계산한 결과를 보면 현재 인도의 PER은 24배로, 이머징 마켓(신흥국) 평균 11.6배의 두 배가 넘는다. 이런 배경에서 인도 증시는 고평가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고평가에 대한 우려는 투자자의 투자 기간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 현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1년을 투자할 사람 입장에서는 현재 PER 수준이 굉장한 부담"이라며 "투자 기간을 10년으로 둘 경우 단기간 주가가 하락해서 PER이 낮은 주식으로 변하게 되더라도, 다시 전고평가를 뚫고 오른다면 현재 고평가는 상관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투운용은 떠오르는 인도 시장을 겨냥한 액티브형 상장지수펀드(ETF)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와 'ACE 인도시장대표BIG5그룹액티브'를 지난 10일 상장했다. 그간 NIFTY(니프티) 50 추종, 타타그룹·소비재 기업에 집중한 패시브 ETF는 있었지만, 액티브형 인도 ETF 상품은 한투운용이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처음이다. 액티브 ETF는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형과 달리 운용역이 투자 종목과 비중을 조절해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는 인도의 자유소비재 15개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현 본부장이 상품 운용에 직접 참여한다.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소비재 수준이 달라지는 것을 고려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에어컨 제조사 볼타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 1위 기업 마힌드라, 민영 병원 아폴로병원 등이 대표 투자 대상 기업이다. ACE 인도시장대표BIG5그룹액티브는 인도를 대표하는 상위 5대 그룹인 릴라이언스, 타타, 아다니, 바자즈, L&T의 그룹주와 계열사에 투자한다. 두 상품의 총보수는 각각 0.45%로 설정됐다.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이 지난 13일 한투운용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해외비즈니스본부장이 지난 13일 한투운용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이 ETF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건 배재규 한투운용 사장의 혜안과 더불어 12년간 한투운용 상하이사무소장을 지낸 현 본부장의 경험이 더해지면서다. 한투운용은 지난해 연말께 '한국투자인도5대대표그룹펀드'를 먼저 출시하며 인도 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배 사장은 중국 근무를 마치고 한국에 복귀해 인도 ETF를 준비하던 현 본부장에게 인도 현지 출장을 권했다. 현 본부장은 "본격적으로 인도 시장에 관심을 두게 된 건 작년 말"이라며 "현지 출장 3일째 저녁에 배 사장에게 '인도 대박인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0년대 초반 중국 시장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아 그 이후 본격적으로 파고들었다"고 덧붙였다.

현 본부장은 중국에서의 경험을 비춰볼 때 인도의 성장 저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2006년 1인당 GDP는 2400달러 수준이었으나 2021년엔 1만2000달러로 확대됐다. 2021년 인도 1인당 GDP는 2320달러로 2006년 중국과 유사한 수준이다. 중국 인당 GDP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할 당시 가장 높은 주가 상승을 보였던 종목을 인도 시장에 대입한 결과가 이번에 출시한 인도 액티브 ETF다.

그는 "중국의 주식시장은 인당 GDP가 현재의 인도 수준이었던 2006년부터 2021년 말까지 소비 관련 업종이 높은 수익률을 보였고, 그 업종들의 대표 종목들은 시장과 관계없이 높은 수익률을 보여줬다"며 "중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현재 인도에서 가장 유사한 업종과 종목들을 찾았고, 그 종목들이 향후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본부장은 "직접 리서치를 해서 선별한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보니, 이와 동일한 인덱스가 없었다"며 "인덱스 개발사는 시가총액, 이익증가률 등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덱스를 짜기 때문에 10년 후를 내다보고 종목을 선택하는 한투운용의 전략을 수용할 수도 없어 액티브 ETF로 인도 투자상품을 설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증시는 작년부터 연기금, 공제회 등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선 시장이다. 현재 개인투자자들이 인도 시장에 직접 투자할 방법은 없고,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ETF를 통해서 간접 투자만 가능하다. ACE 인도 ETF는 기존에 상장된 상품들과 달리 다양한 업종에 투자할 수 있는 액티브 ETF지만 종목들의 편입·편출을 단기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현 본부장은 "종목 리서치 및 선택 단계는 액티브하게 운용되지만, 되도록 선택된 종목을 가능한 장기 보유하고, 주가의 등락에 휩쓸린 매매 등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6개월에 한 번씩 최초 설정했던 비중으로 되돌리는 '리밸런싱'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머징 마켓 전문가인 현 본부장이 주목하는 다음 시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다. 현 본부장은 "현재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중국과 유사한 발전 궤적을 따라간다면, 앞으로 어떤 업종에서 성장을 주도할지 예상할 수 있다"며 "현지 국민 소득 수준에 따라 성장 유망 업종이 달라지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발전 수준에 맞는 종목을 선정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도 장기 투자를 통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 관심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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