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형 투자사'로 전환···'하이코 캐피탈' 해외 투자 활발4년간 지분·펀드 투자 '19건'···'AI 컴퍼니'로서의 청사진美 실리콘밸리에 AI랩 구축···"美서 강력한 입지 갖출 것"
SK네트웍스는 2022년 말 최성환 사업총괄이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글로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그룹의 첫 미국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했던 최 사장은 SK네트웍스 경영 전면에 나서 글로벌 투자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향후 집중 투자할 분야로 AI를 낙점한 SK네트웍스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씨 뿌리기에 한창이다. 기술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를 늘려 기존 사업과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AI 펀드에 3000만 달러 투자···"경혐·신뢰 바탕"
SK네트웍스는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찾고 있다.
이달에는 SBVA(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조성하는 1억3000만달러 규모의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에 3천만달러(약 408억원)를 투자하며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펀드 참여사 중 두 번째로 큰 투자 규모다. 2000년 설립된 SBVA는 지난해 글로벌 투자사인 손태장 회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디에지오브(The Edgeof)에 인수돼 독립했다. 손 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이번 펀드 투자 참여는 SK네트웍스가 AI 및 기술 투자 영역에서 쌓은 경험과 SK네트웍스와 SBVA간 협력 관계 속에 구축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미국 투자법인인 '하이코 캐피탈'을 통해 글로벌 투자 업계 거물과 협력을 강화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SK그룹의 첫 미국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했던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의 네트워크가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은 '챗GPT 아버지'라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나 AI 산업에 대한 전망을 이야기하고,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올트먼 CEO와 단독으로 만난 국내 기업인은 최 사장이 유일하다.
해외 투자의 중심 '하이코 캐피탈'···AI에 투자 역량 집중
스타트업을 향한 SK네트웍스의 글로벌 투자 공세는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 체제가 굳건해진 이후 본격화됐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8년 '마켓컬리' 투자를 시작으로 초기 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어 2020년 7월 글로별 혁신의 중심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투자법인 '텐엑스(TenX) 캐피탈(현 하이코 캐피탈)'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투자의 신호탄을 쐈다.
그해 말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조직을 개편했고, 이듬해인 2021년부터는 투자회사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하이코 캐피탈은 설립 이후 올해 2분기까지 출자와 투자를 반복하며 펀드 투자와 직접투자를 합해 총 19건을 투자했다. 누적 투자 금액은 1억4660만 달러(약 2000억원)에 달한다.
초기에는 ▲무인 결제 솔루션 제공업체 '스탠다드 코그니션' ▲미국 뇌 회로 분석 기업 '엘비스' ▲친환경 대체 가죽기업 '마이코웍스' ▲트랙터 무인화 기업 '사반토' 등 다양한 미래 유망 기술에 대한 투자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사업형 투자회사에서 더 나아가 'AI 컴퍼니'로서의 청사진을 밝히면서 투자 영역이 AI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SK렌터카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더 활발한 AI 투자가 예고된다.
미래를 보는 SK네트웍스···실리콘밸리에 AI연구소 설립
다만 아직까지 SK네트웍스가 투자한 기업이나 펀드에 대한 엑시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최성환 사장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혁신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 역량을 지닌 유망 기업들과 협업해 서비스 고도화를 이루고 고객과의 디지털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올해 초 최 사장이 새로운 기업 비전으로 제시한 'AI 민주화를 통한 인류의 문명화'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최 사장은 '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로서의 성장 전략, 주요 사업과 AI를 연계한 혁신 방향' 등을 소개하며, 각 보유 사업에 AI 기술을 접목해 2026년 영업이익을 7000억원으로 2023년(2373억원)보다 약 세 배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투자 회수로 당장 이익을 거두기보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그룹사 투자 연계·신규 투자 기회 발굴에 집중하고, 확보한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에 차별적인 AI 솔루션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기술 개발조직인 '피닉스랩'을 설립하면서 청사진에 한 발짝 다가섰다. 피닉스랩은 AI 중심 사업 모델 구현과 지원을 위한 전문가 조직으로서 AI 제품과 신규 솔루션 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최성환 사장은 "피닉스 랩은 미래 선도적인 AI 기술 연구는 물론, 사업모델 개발 등 실제 비즈니스 활용 방안까지 만들어낼 것"이라며 "미국에서 강력한 입지를 갖추는 동시에, 여러 기업의 AI 발전을 촉진하는 역할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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