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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적자 늪' 라이프시맨틱스, '사업다각화' 카드 꺼냈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적자 늪' 라이프시맨틱스, '사업다각화' 카드 꺼냈다

등록 2024.02.19 12:46

수정 2024.02.19 13:06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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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잠정 영업손실 102억원, 적자 행보 이어가의료AI·뉴트리션 등 사업 영역 넓혀, 연내 흑자 예상

라이프시맨틱스는 의료AI, 뉴트리션 등 차기 먹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해 연내 흑자전환에 나서겠단 계획이다.라이프시맨틱스는 의료AI, 뉴트리션 등 차기 먹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해 연내 흑자전환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지난 2021년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라이프시맨틱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상장 이후 매년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주력 사업으로 밀던 디지털치료기기 '레드필 숨튼'의 상용화에 차질이 생기면서 실적개선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이에 라이프시맨틱스는 수익 창출을 위해 '사업다각화' 카드를 꺼냈다. 의료AI, 뉴트리션 등 차기 먹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해 연내 흑자전환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해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56억원) 대비 적자 폭이 무려 82.2% 커진 셈이다. 당기순손실도 1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5.7% 늘었다. 매출은 33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7.4% 증가했다.

회사의 영업손실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 배경엔 사업다각화 등에 따른 투자 증대에 있다.

현재 라이프시맨틱스는 자회사로 건강기능식품 개발 기업 '라이프슈티컬', 데이터 기반 보험·상조상품 및 헬스케어 상품 판매사 넥서스브릿지 등을 운영 중이다. 각 사 매출은 라이프시맨틱스가 100% 지분을 보유해 연결실적으로 잡힌다.

'라이프슈티컬'는 지난해 뉴트라시맨틱스에서 사명을 바꾸고 제약바이오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해 11월 바이오의약품 플랫폼 기업 알테오젠의 자회사 '세레스에프엔디' 영업 양수를 통해 원료의약품(API) 생산 역량을 확보했으며, 현재 항생제 반코마이신과 테이코플라닌을 비롯한 면역억제제 타크로리무스를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유방암 및 신장암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암제 에베로리무스 생산도 준비하고 있다.

또 일본, 인도 등 해외 완제의약품 제조사와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 등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있어 실적 확대가 전망된다.

작년 3분기 기준 뉴트리션 사업 매출액은 약 11억원 정도로, 전체의 4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채널 확대 및 API사업 본격화로 올해 뉴트리션 사업 100억원, API사업 77억원 등 총 177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넥서스브릿지는 지난해 6월 라이프시맨틱스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넥서스브릿지는 ▲제휴 유통사, 카드사 고객, 자사 플랫폼 마케팅 활용 동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 보험/상조 등 상품 판매 ▲제휴 여행사 고객 대상의 여행상품 및 부가 서비스 판매 ▲건강식품 및 약품 판매 ▲헬스케어 기반의 유무형 상품 소싱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의료AI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관의 '닥터앤서1.0'에 참여해 '전립선암 발병·재발 예측 AI 솔루션'을 개발해 왔고, 이후 닥터앤서2.0에 참가해 고혈압(2종)과 피부질환(1종) 분야 AI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최근 피부암 영상검출·진단보조 소프트웨어 '캐노피엠디 SCAI'의 확증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캐노피엠디 SCAI'는 스마트폰으로 피부암 의심 환자의 피부 병변을 찍어 피부암 여부를 감별해주는 의료AI 솔루션이다. 이미지를 활용해 피부암 진단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는 국내 첫 사례다.

라이프시맨틱스는 피부암 의심 환자의 피부종양 이미지를 분석한 확증 임상시험에서 민감도와 특이도, 정확도를 확인한 결과, 모든 지표에서 임상적 우월성을 입증했다. 고가의 장비 없이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이미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1차 의료기관의 부담이 적어 의료AI 도입 확대와 환자 순응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올해 3분기 '캐노피엠디 SCAI'의 인허가 획득 이후 4분기 시장 출시까지 목표로 두고 제품 상용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과 1차 의료기관의 실증을 거쳐 의료기관의 수요에 맞게 제품을 고도화하고 현재 수요가 파악된 의료기관을 시작으로 국내 의료기관 중심의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고혈압 및 전립선암을 적응증으로 한 의료AI까지 파이프라인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라이프시맨틱스 관계자는 "의료AI 제품들은 실증에 참여한 의료기관의 수요를 바탕으로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어 상용화 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피부암 발병률이 높은 해외 시장 공략 및 후속 파이프라인의 사업화로 이듬해에는 매출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기존의 주요 매출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 연내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개인건강기록(PHR) 플랫폼 '라이프레코드'를 통해 디지털치료기기(DTx),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라이프레코드는 디지털헬스 서비스 구축에 필요한 의료 정보·AI·보안 기술을 통합해 클라우드 환경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다만 실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사업은 B2B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과 비대면진료 플랫폼 '닥터콜' 정도다. 이에 회사 매출액과 영업손실 규모는 2020년 각각 27억원, 37억원, 2021년 46억원, 60억원, 2022년 28억원, 56억원으로 적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전에는 주로 민간 영역 보험사들과의 통합건강관리 서비스 개발‧운영으로 수익을 냈는데, 코로나19 판데믹 이후부터는 비대면진료 서비스 '닥터콜'이 회사의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라이프시맨틱스는 '닥터콜'의 태국 진출을 위해 현지 맞춤형 비대면 진료 풀랫폼 '닥터콜 타이'를 개발하고 최근 현지 기술 실증(PoC)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기술 실증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에 앞서 기술 성능을 구현해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번 기술 실증을 통해 '닥터콜 타이'는 태국에서 원격 진료 시 요구되는 정보보호경영시스템(ISO27001) 인증을 갖추게 됐다. 또 태국 모바일 사용자 90%가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과 연동해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없이도 예약부터 진료, 의약품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회사는 이번 기술 실증에 참여한 태국 상급종합병원 라마9병원과 오는 3월까지 플랫폼 사용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파트너십 계약을 토대로 향후 3년 이내 100개의 현지 의료기관에 닥터콜 타이를 공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여행사 노랑풍선과 '닥터콜'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노랑풍선의 패키지 여행 상품 이용자에게 닥터콜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해외여행 중 건강문제가 발생할 경우 언어 및 환경 문제로 현지에서 적절한 진료를 받기 어려운데, 이번 계약을 통해 국민들은 해외에서 국내 의료진에게 비대면 진료 서비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엔데믹 전환으로 해외여행자 수가 크게 늘고 있어 서비스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라이프시맨틱스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확장을 위해 지난 달 공개매각입찰을 통해 건강관리 앱 '파프리카케어'도 인수했다. 입찰 대상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앱을 포함한 파프리카케어의 서비스와 회원정보 등 데이터 일체다.

파프리카케어는 질병과 약에 대한 정보, 복약 시 주의사항, 복약 알림, 의료 기록 관리, 복약관리 등을 쉽고 편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건강관리 앱이다. 라이프시맨틱스는 파프리카케어가 보유한 23만 고객의 처방전 및 복약관리 기록을 '라이프레코드'와 통합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R&D 및 사업다각화를 위한 투자가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프시맨틱스는 디지털치료기기 개발 사업도 지속할 방침이다.

현재 개발 중인 디지털치료기기 파이프라인으로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재활 목적의 '레드필숨튼'과 암환자 재활치료 목적의 '레드필케어' 등이 있다.

이 중 '레드필 숨튼'은 세계 최초 호흡재활 디지털치료기기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 국내 확증 임상시험 결과에서 유효성(대조군 대비 우월성) 입증에 실패했다. 이에 유효성 검증을 위해 임상시험계획을 보완, 지난해 8월 식약처에 후속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했다.

라이프시맨틱스 관계자는 "지난 임상시험에서 호흡재활치료의 주 목적인 일상에서의 신체적·정서적 개선을 의미하는 일일 평균 걸음수와 HADS 지표에서 유의한 효과가 확인됐다. 확인된 효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검증 및 경제성 평가까지 고려한 후속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등 디지털 치료기기의 시장 진입 선택지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며 "효과적인 시장 진입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제도 개선 추이를 지켜보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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