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통합, 끝 아닌 시작···LCC 재편·MRO 투자로 확장되는 항공 생태계

산업 항공·해운 한진칼 파장 ⑤

통합, 끝 아닌 시작···LCC 재편·MRO 투자로 확장되는 항공 생태계

등록 2026.11.06 10:00

황예인

  기자

2027년 통합 LCC 출범·영종도 정비 인프라 확충"지분 싸움에 발목 잡혀선 안 될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미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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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그룹이 한진칼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지분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양측의 지분 경쟁은 오는 12월 17일 출범할 통합 대한항공의 경영 안정성과도 맞물려 있다. 통합 이후에는 저비용항공사(LCC) 출범과 항공정비(MRO) 인프라 확충, 글로벌 노선 재편 등 후속 과제도 이어진다. 호반그룹의 투자 배경과 산업은행의 역할을 짚고, 통합 항공사의 경영체제와 경쟁력 확보 과제를 살펴본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출발점이다. 대형항공사(FSC) 통합에 이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저비용항공사(LCC) 통합도 내년 3월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통합 항공사의 노선망 확대와 함께 항공정비(MRO) 투자, 인천공항의 환승 기능 강화 등 산업 생태계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17일 통합 항공사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양사가 보유한 국제선 네트워크와 항공기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중복 노선 조정과 항공기 운영 효율화, 인력 통합을 통해 비용 구조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대형항공사 통합은 LCC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결합 승인 조건에 따라 양사가 보유한 일부 슬롯과 운수권이 재배분되면서 LCC가 신규 노선에 진입할 기회가 생겼다. 특히 유럽과 미주 등 중장거리 노선에서 운항 경험을 쌓으려는 LCC에는 사업 영역을 넓힐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장거리 노선은 항공기 도입과 운항 비용, 수요 확보 부담이 큰 만큼 실제 진출 여부는 각사의 사업성과에 달려 있다.

한진그룹 산하 LCC 3사도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합병 절차를 거쳐 2027년 3월 17일 통합 법인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통합 항공사는 세 회사의 노선망과 기단, 인적·물적 자원을 결합해 운항 효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통합이 완료되면 국내 LCC 시장은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통합 항공사를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의 보유 항공기는 총 58대로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을 웃돈다. 합산 매출도 두 경쟁사보다 큰 규모다. 다만 기단과 매출 규모가 커졌다고 수익성이 자동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각사의 노선과 항공기 운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통합하느냐가 중요하다.

항공정비 역량 확충도 주요 과제다. 대한항공은 인천 영종항공일반산업단지에 약 1500억원을 투자해 엔진·부품 정비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별도로 약 5800억원을 투입하는 엔진정비공장도 추진하고 있다. 통합 이후 늘어나는 정비 수요를 자체 시설에서 처리하면 외주 비용을 줄이고 정비 역량을 축적할 수 있다.

외부 항공사의 정비 물량을 확보하면 새로운 수익원도 만들 수 있다. 다만 글로벌 MRO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정비 품질과 납기, 부품 조달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자체 항공기 정비 수요를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외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항공사 통합은 인천국제공항의 허브 기능을 강화할 기회이기도 하다. 통합 항공사의 노선망이 확대되고 운항 일정이 효율적으로 조정되면 장거리 노선과 아시아 지역 노선을 잇는 환승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인천공항이 동북아시아의 환승 거점으로 성장하려면 항공사의 네트워크 확대뿐 아니라 환승 편의와 공항 운영 효율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처럼 항공산업 재편에는 대규모 투자와 장기적인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 통합 대한항공은 출범 이후 노선과 기단, 정비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통합 LCC 역시 안전운항 체계와 인력·예약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 우선순위와 의사결정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

한진칼의 최대주주가 바뀐 상황에서 조 회장 체제의 경영 연속성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통합을 주도한 경영진이 후속 과제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호반그룹 역시 주요 주주로서 항공산업의 장기 경쟁력에 부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분율을 둘러싼 경쟁이 통합 항공사의 투자와 경영을 흔드는 요인이 돼서는 안 된다.

국내 항공산업은 대형항공사와 LCC 통합을 거쳐 새로운 경쟁 단계에 들어설 예정이다. 통합의 성패는 출범 자체가 아니라 이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경영권 경쟁보다 통합 완성과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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